최근 덕수궁에서 열린 야간 전통공연. 올해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에서 야간 관람 및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동아일보DB
《4월 들어 고궁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지난해 고궁 야간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던 문화재청은 올 들어 이를 다채롭게 확대했다. 대표 프로그램은 창덕궁 달빛기행. 지난해에 이어 올해엔 4∼6월과 9, 10월 모두 18차례에 걸쳐 달빛기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월 16∼18일(음력 3월 14∼16일)을 시작으로 음력 매달 보름 전후 사흘 동안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진행한다.》 돈화문∼진선문∼인정전∼낙선재∼부용지∼연경당∼후원 숲길을 거닐며 궁궐의 야경과 달빛을 감상하고 연경당에서는 국악공연도 열린다. 올해는 부용지에 경관 조명을 보완해 운치를 살렸다. 모기가 많은 7, 8월은 실시하지 않는다.
경회루 야간공연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다. 올해엔 6월 한 달간 주 2회씩 열린다.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국악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다.
덕수궁 야간공연도 매력적이다. 4월 28일부터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정관헌에서 국악공연을 연다. 정관헌은 고종이 외교사절을 만나고 휴식을 취했던 곳. 근대건축과 전통국악의 만남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덕궁 낙선재와 창경궁 통명전에서는 1박 체험을 할 수 있다. 낙선재에서 4월 29, 30일과 5월 13, 14일에 숙박체험 행사를 마련한다. 창경궁 통명전에서는 5월 말부터 8차례에 걸쳐 1박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고궁 야간 개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 문화재청은 이 때문에 관람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경회루 야간공연은 매회 80명으로, 창덕궁 달빛기행은 매회 120명으로 정했다. 숙박체험의 경우 매회 20∼25명이다.
관람료는 창덕궁 달빛기행이 3만 원, 나머지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이에 대해 야간 개방 상품의 수준에 걸맞게 관람료를 비싸게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이길배 서기관은 “그 어떤 공연 프로그램보다 고품격이고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관람료를 5만∼10만 원으로 올리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경우 단체관람 희망자를 위해 원하는 날짜에 별도로 10차례 추가 진행하기로 했다. 매회 정원은 100명이며 1인당 10만 원씩 관람료를 받기로 했다. 이 서기관은 “국내 대사관, 기업체 등에서 참여를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 프로그램을 좀 더 다채롭게 꾸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연 장르를 국악에 국한하지 말고 서양의 클래식까지 수용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공연 실무를 맡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류관현 문화예술실장은 “전통 고궁에서 서양 음악을 연주하면 더욱 색다른 맛이 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서울 한국의집에서 공연됐던 ‘몽유도원도’와 같은 전통악극을 30∼40분짜리로 재구성해 창덕궁 연경당에서 공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042-481-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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