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진석 9단은 결혼 후 첫 대국에서 1인자 이세돌 9단을 만났다. 두 기사의 평소 기풍답게 시종 싸움으로 일관했는데 마지막에 쓰러진 것은 이 9단이었다. 대국 막판 목 9단이 멋진 맥을 구사했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였다.
○ 장면도(실전)=흑 151이 복잡한 상황을 한순간에 정리한 묘수로 칭찬받은 수. 백 154, 156으로 수상전을 시도했지만 흑은 157로 붙이면서 수상전에서 승리했다. 이 9단은 흑 163을 보고 돌을 던졌다.
○ 참고1도=계속 둔다면 백 2, 4로 수를 늘려야 하는데 흑 5로 끊어 한 수 늘려놓고 흑 7로 막으면 패가 난다. 이 패는 만패불청. 흑이 이긴다. ○ 참고2도=실전 흑 151 이후 백에겐 대책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흑 151은 백에게 승리의 기회를 준 수였다. 단순하게 백 1로 잇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랬으면 백은 귀 흑과의 수상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귀 흑의 수는 세 수. 백 1로 잇는 순간 모든 백이 네 수가 되기 때문이었다. ○ 참고3도=그렇다면 흑의 최선은? 실전 흑 151 대신 그냥 흑 1로 뻗는 것이 확실했다. 백 8까지 귀가 잡히긴 하지만 흑 9면 아직 우세를 지킬 수 있었다. 두 대국자 모두 초읽기에 몰려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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