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역전을 향해

  • 동아일보

○ 최철한 9단 ● 이세돌 9단
본선 4강 1국 5보(93∼129) 덤 6집 반 각 3시간

좌변 흑 대마는 죽었다. 이세돌 9단도 이젠 손쓸 수 없는 지경이다. 잡힌 돌 수만 22개. 보통이라면 돌을 던져야 한다. 이 9단이 계속 두는 것은 2년 전 반납한 국수위를 찾고 싶은 열망과 아직 판이 넓어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 듯하다.

흑 93으로 한 점을 살려 뒷맛을 본다. 백을 이렇게 찢어놔야 역전 가능성이 0.1%라도 높아진다.

이 9단은 흑 97, 99의 단단한 행마로 힘을 비축하고 있다. 한참 뒤진 형세라 일발필도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잽을 맞더라도 우직하게 밀고 들어가야 한다. 반면 백의 행마는 경쾌하면서도 조심스럽다. 백 98, 100으로 폴짝 뛰어나가 흑의 사정권을 벗어나는가 하면 백 102로 후진기어를 넣기도 한다. 기분 좋다고 백 102 대신 참고1도 백 1로 뛰면 위험하다. 흑 12가 묘수여서 수상전이 되는데 백의 입장에선 불필요한 싸움이다.

백 106은 갈 길 바쁜 흑의 입장에선 따끔한 수. 그냥 삼키자니 소화가 안 될 것 같고 놔두자니 그 자체로 당한 모습이다. 그래도 일단 113, 115로 버틸 수밖에 없다. 백도 쉽게 참고2도 백 1로 두면 안 된다. 흑이 두 점을 버리고 흑 12까지 잡으러 오면 위험하다. 백 124는 쓸데없는 수. 흑 125, 127을 불러 흑 129까지 두 점을 내줘 손해를 많이 봤다. ‘어, 어’ 하는 사이에 흑이 많이 쫓아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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