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드림하이는 아이돌 가득탄 배··· 난 항해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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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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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드라마 ‘드림하이’로 주인공 데뷔한 김수현

‘명품 아역’으로 불리는 배우 김수현은 첫 주연작에서도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제 나이에 어울리는 역이 탐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급하지 않다. 서른살 즈음에 스물 셋의 역할을 맡으면 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명품 아역’으로 불리는 배우 김수현은 첫 주연작에서도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제 나이에 어울리는 역이 탐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급하지 않다. 서른살 즈음에 스물 셋의 역할을 맡으면 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수현은 흔한 이름이다. 포털에서 프로필이 검색되는 김수현만 해도 작가 국회의원 모델 등 30여 명. 이 중 ‘인생은 아름다워’의 작가 김수현을 제치고 검색 결과 1등으로 나오는 사람은 막 23세가 된 배우 김수현이다. 2008년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로 데뷔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차강진(고수 분), ‘자이언트’에서 이성모(박상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것이 거의 전부인데 말이다.

고교 시절 엄마 손에 이끌려 연기를 시작한 김수현은 KBS ‘드림하이’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았다. 깡촌에서 태어나 목장 주인을 꿈꾸다 첫눈에 반한 고혜미(수지)를 따라 예고에 진학해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는 송삼동 역이다.

“첫 주연이어서 부담이 커요. 게다가 정상의 아이돌들이 출연하니 자칫하면 소리 없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 싶어 겁도 나고요.”

드림하이는 가수를 꿈꾸는 예고생들의 이야기. 그룹 ‘미쓰에이’의 수지, ‘2PM’의 택연과 우영, ‘티아라’의 은정, 아이유 등 요즘 가장 ‘핫’한 아이돌들을 대거 기용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정통’ 배우는 김수현이 유일하다.

“연기 경험이 없는 친구들과 드라마를 찍을 걱정에 불면증까지 생겼어요. 잠이 오지 않아 새벽마다 드림하이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냈죠. 어느 날은 눈이 많이 내려서 ‘날이 밝으면 우리 모두 눈을 밟으며 소녀가 됩시다’라고 보냈어요. 그랬더니 택연이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저보고 새벽마다 이상한 문자를 보낸다고….”

그는 드림하이를 해적선에 비유해 문자를 날리기도 했다. ‘우리는 드림하이라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왔다. 시청률에 따라서 신세계로 나갈 수도 바다에 침몰할 수도 있다. 그러니 각자에게 역할을 부여하겠다’라고.

“감독님은 선장, 택연은 부선장, 저는 항해사, 수지는 요리사, 은정은 의사, 우영은 악사, 아이유는 학자로 정했죠.”

이에 대해 수지는 ‘만날 라면을 주겠다’고 답했고, 우영은 왜 택연이 부선장이냐고 투덜댔다. 하지만 김수현이 방향을 지시하는 항해사를 맡는 데에는 모두 동의했단다.

드림하이에서 아이돌들의 서툰 연기를 지적하는 비판이 거세다. 그는 특히 수지의 연기력 논란을 아쉬워했다.

“수지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죠. 첫 연기예요. 그런데 1, 2회는 혜미만 꽉 차게 나오죠. 낱낱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수지가 아닌 누가 혜미를 맡았어도 같은 지적이 나왔을 겁니다.”

아이돌 친구들이 연기 연습을 할 때 김수현은 노래와 춤을 익히기 바쁘다.

“저한테도 숙제가 많은 드라마예요. 남들보다 2배, 3배 노력하고 있죠. 저는 1시간 50분 연습한 안무를 택연은 한 번 보더니 10분 만에 애드리브까지 넣어서 추더라고요. 그럴 때 아이돌의 위엄을 느껴요.”

‘드림하이’는 가수 K가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상을 받으며 고교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누가 K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수현은 K가 송삼동이라고 단언했다.

“제가 K예요. 송삼동이 K가 돼야 김수현도 1등이 될 수 있으니까요. 대장 노릇도 해 본 놈이 한다잖아요.”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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