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불각의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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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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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호 8단 ● 홍기표 4단
본선 8강 4국 5보(96∼115) 덤 6집 반 각 3시간

우변 백 대마의 생사에 승부가 달렸다. 쉽게 죽지 않을 돌이지만 작은 실수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백도 신중해야 한다.

백 98. 이런 수에 민감할 수 있어야 고수다. 백 98처럼 먼저 찌르지 않으면 사고 난다. 참고 1도 백 1로 받고 3(실전 98)을 두면 실전처럼 흑 99로 물러서지 않고 흑 4로 둔다. 흑 8까지 백 대마가 횡사한다. 역시 바둑은 수순이다.

백 112까지 패가 나는 것이 피차 최선의 결과. 다만 수순 중 백 110은 팻감을 공연히 없앤 실수. 생략하고 그냥 백 112를 둬야 했다. 패가 좀 복잡하다. 특히 백의 입장에선 한 수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는 패여서 골치 아프다.

홍기표 4단은 절대팻감을 쓴다는 생각에 흑 115를 뒀다. 백 석 점을 따내면 흑이 매우 두터워지기 때문에 백이 안 받을 리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게 패착이었다. 흑은 당장 패를 하는 것보다 상대의 팻감을 줄이는 것이 시급했다. 백은 여러 개의 팻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참고 2도를 보자. 흑 1이 바로 팻감을 없애는 수. 만약 백 2로 패를 이으면 4로 흑 석 점을 잡을 수 있지만 흑 7의 치중에 두 집을 낼 수 없다. 따라서 백은 한 집을 내고 패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이랬으면 흑은 패를 이용해 큰 대가를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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