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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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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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본선 8강 3국 5보(94∼113) 덤 6집 반 각 3시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국면이다. 어디에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 두 대국자는 어떤 결말을 준비하고 있을까. 오직 믿을 만한 건 십수 년간 닦아온 감이다. 모든 촉각을 세워 길을 헤쳐 갈 수밖에 없다.

흑 95를 선수하고 흑 97로 끊는다. 일단 흑은 방향을 정했다. 당분간은 백도 같이 따라온다. 한번 방향이 잡히면 어느 정도까진 쉽다. 흑 103까진 외길 수순. 중앙 흑이 하변과 연결해 수를 많이 늘렸다.

백 104에 흑 105, 107은 최강의 응수. 서서히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타협이 이뤄질지, 한쪽이 꺼꾸러질지 아직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중앙 흑은 109, 111로 확실히 연결했다. 이젠 중앙 백 대마가 살아갈 차례. 이래서 타협으로 끝나나 싶었다.

그러나 여기서 ‘이세돌 기질’이 또 한 번 나온다. 백 112로 하변을 챙긴 것. 배짱만큼은 정말 두둑하다.

그래도 위험하다. 정수라면 참고도 백 1. 흑 2엔 백 3으로 둬서 충분하다. 흑 4로 끊는 수가 두렵지만 백 15까지 생각보단 쉽게 산다. 이랬으면 백 우세가 여전했다. 타협의 분위기가 깨지고 다시 험악한 대마 싸움이 발발하기 직전.

대마를 방치한 백의 무모한 도전에 흑이 찬스를 잡았다. 흑의 역공이 볼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흑 113이 찬물을 끼얹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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