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스트레스 훌훌 풀고… 친목 다지고… 스파 ‘소셜 공간’으로 변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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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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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트에서 여성들이 스파를 마친 후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곳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스파와 사교를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유스트에서 여성들이 스파를 마친 후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곳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스파와 사교를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스파(SPA)는 역사적으로 권력과 함께 생겨나 지금껏 커 왔다고 할 수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정복한 지역의 온천을 찾아 목욕탕을 짓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고 한다. 목욕으로 노곤해진 근육은 마사지로 달랬다.

요즘도 고급 스파는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이 이용한다. 3시간여의 전신 마사지 가격은 1회에 15만∼45만 원. 매 순간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은 스파를 찾아와 잠시나마 심신의 피로를 내려놓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국내 정재계 인사들도 스파를 심심찮게 찾는다. 대개는 오랜 인연으로 친분을 쌓은 단골 세러피스트(스파 관리사)에게 소문나지 않게 받는다. 골프장에 딸린 스파도 인기가 높다. 재계 인사들은 “골프를 마친 후 골프장 내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원 스톱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고 말한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난 두 곳의 스파를 소개한다. 알고 보니 한국의 스파는 현대인의 체내 독소를 빼내는 동시에 ‘소셜 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었다.》
○ 상류층 사교 모임에 적합한 유스트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고급 오피스텔인 ‘부티크 모나코’에서는 ‘유스트’ 와인파티가 열렸다. 80년 역사의 스위스 천연 허브 화장품인 유스트 제품을 수입 판매하면서 이 제품으로 스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순채 유스트코리아 대표가 1만여 명의 고객 중 100명의 VIP를 초청한 행사였다.

이날 파티엔 ‘레드 포인트’란 드레스코드도 있었다. 고객들은 빨간색 스카프 또는 헤어 장신구로 멋을 낸 차림이었다. 임 대표는 이날 2000여만 원어치의 고객 경품(주로 유스트 제품)을 통 크게 ‘풀었다’. 부산과 대구의 롯데백화점, 광주의 신세계백화점 등에 유스트 매장을 갖춘 그는 서울에선 소비자 무료 스파 체험을 통해 유스트를 알려왔다. 이 화장품을 처음 접한 사람들도 3시간에 15만 원 상당인 스파 서비스를 무료로 받고 나면 열렬한 고객이 된다고. 파티에선 OX 퀴즈 등 여흥과 함께 고객들의 스파 체험담 소개 등이 진행됐다.

임 대표는 서울 부티크 모나코뿐 아니라 지난달엔 제주 제주시 한림읍의 블랙스톤 골프장, 이달 초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도 새 매장을 열었다. 특히 논현동 유스트 스파는 넓은 정원을 지닌 2층 가정집을 개조해 스파를 곁들인 프라이빗한 모임을 가능케 했다. 임 대표는 “상류층일수록 스파와 사교를 접목한 서비스를 원한다”며 “천연 성분의 아로마세러피 보디 제품들은 근육통과 신경통 완화에 효과적이라 특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재계 인사들 사이에 소문난 리안

리안은 노화를 늦춘다는 프랑스 ‘달팡’ 제품으로 고객들의 몸과 얼굴을 마사지한다. 경혈점에 파장을 주는 한국식 마사지가 특징인 곳이다. 사진 제공 리안
리안은 노화를 늦춘다는 프랑스 ‘달팡’ 제품으로 고객들의 몸과 얼굴을 마사지한다. 경혈점에 파장을 주는 한국식 마사지가 특징인 곳이다. 사진 제공 리안
‘리안’은 스파 디자인 컨설팅 업체를 표방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경기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도 스파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의 스파도 컨설팅 운영한다.

리안의 김연숙 대표는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 스파 컨설턴트로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장의 직영 스파(지금은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 스파)에서도 오랫동안 일했다. 김 대표는 고객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지만 나인브릿지 골프장 스파는 재계에서 꽤 알려진 곳이다. 이 골프장을 소유한 CJ그룹뿐 아니라 국내 유명 기업의 오너 일가와 임원들이 골프를 즐긴 후 이 스파에서 피로를 달랜다.

리안에는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는 ‘두한족열(頭寒足熱)’ 서비스(두피 스케일링+트리트먼트+염색+발마사지·1시간 10만 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3시간에 걸친 전신 마사지인 ‘리안비’가 대표적이다. 제주의 민간 치료요법에서 따왔다는 이 마사지는 경혈점에 파장을 줘서 근육을 푼다. 틀어진 골반도, 얼굴 비대칭도 바로잡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시간과 돈 때문에 부위별로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마사지는 기본적으로 전신을 해야 효과적”이라며 “특히 두통을 호소하는 중년 남성의 경우엔 뻣뻣하게 경직돼 있는 목 근육을 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사업장 간 고객 시너지를 보고 있다. 서울 강남에 사는 고객들이 평소 여주에서 주말 골프를 즐기고, 휴가는 제주에서 보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바쁜 회사의 중역들은 이른 오전에 스파 서비스를 받고 출근할 정도로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스파가 한가한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가. 천만에. 이 회사 고객 중 절반 이상은 40대 이상의 ‘잘나가는’ 남자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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