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담긴 역사, 中동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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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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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술연구소, 전국시대~청나라 유물 80여점 전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당나라의 월궁무늬 동경, 두 마리 용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요나라의 쌍룡무늬 동경, 색을 덧입혀 화려함을 부각시킨 청나라의 채회용봉무늬 동경(위부터).사진 제공 북촌미술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당나라의 월궁무늬 동경, 두 마리 용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요나라의 쌍룡무늬 동경, 색을 덧입혀 화려함을 부각시킨 청나라의 채회용봉무늬 동경(위부터).사진 제공 북촌미술관
기원전 4세기 전후 전국시대부터 19세기 청대까지 중국 동경(銅鏡·청동거울)의 흐름과 미학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중국미술연구소가 12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미술관에서 개최하는 ‘靑銅之路(청동지로)-중국 고대 동경’. 중국미술연구소가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의 경매를 통해 구입한 것을 중심으로 모두 80여 점의 중국 동경을 전시한다. 중국의 역사를 망라하는 동경 전시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동경은 예로부터 생활용품이면서 미술품이었다. 한쪽 면은 거울로 사용하고 다른 한쪽 면에는 다양한 무늬를 새겼다. 동경은 한 시대의 사회적 관심사와 미의식을 잘 담아낸 공예품이다.

이번 전시는 중국 동경의 시대적 특징과 변천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생산력의 발전에 힘입어 동경 제작이 늘어나면서 중국 고대 동경의 기본 형식을 완성한 전국시대 동경, 장식 내용과 표현 기법에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 한나라의 동경, 새로운 형태와 무늬를 발전시키고 여기에 국제적 감각까지 수용해 중국 동경 문화를 절정에 올려놓은 당나라의 동경을 만날 수 있다. 이어 각 민족의 특징을 반영한 송 요 금 원나라의 동경, 보편화돼 가는 유리거울과 경쟁하면서 변신을 꾀한 명 청나라의 동경 등 중국 동경의 다채로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당나라의 월궁경(月宮鏡). 동경 한가운데에 계수나무가 있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선녀, 방아를 찧는 토끼, 펄쩍 뛰어오르는 두꺼비를 표현했다. 동경의 둥근 형태는 보름달을 상징하며 전체적으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세밀하고 아름답다. 다섯 마리의 성스러운 동물과 포도나무를 표현한 서수포도무늬 동경도 절정에 오른 당나라 동경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송 금 원시대의 동경은 고려와의 교류를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고려는 중국의 동경을 많이 수입했고 물고기 무늬, 인물고사 무늬 동경 등 비슷한 모양의 동경을 고려에서도 많이 만들었다. 폭포를 바라보는 선인의 모습을 표현한 금나라의 동경, 힘차게 물속을 노니는 물고기 두 마리를 표현한 금나라의 동경, 허공을 떠도는 신선의 모습을 화려하게 표현한 요나라의 동경 등은 평소 보기 어려운 중국 동경들이다.

청나라의 채회용봉경(彩繪龍鳳鏡)은 화려함이 돋보인다. 용, 봉황, 구름, 모란 등을 동경에 장식한 뒤 그 위에 황금색 붉은색 검은색 칠을 했다. 용과 봉황의 움직임이 역동적으로 표현됐다. 청나라 황실의 결혼식 때 사용했던 것으로 중국 황실의 권위가 담긴 유물이다. 02-741-2296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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