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진석 9단 ● 고근태 7단
본선 16강 4국 3보(53∼70) 덤 6집 반 각 3시간
흑이 기선을 잡았다. 백이 상변 2선으로 연결한 모양새가 처량하다. 그저 목숨만 부지한 꼴이다.
여기서 흑의 강공이 빛을 발한다. 흑 53, 55가 놓이자 백돌들이 허약하다. 목진석 9단은 고민 끝에 백 56을 둔다. 직접 상대하긴 힘드니까 상변의 실리나 벌자는 궁여지책.
그런데 흑 57이 엇박자였다. 보기에는 그럴 듯한데 설마 목진석 9단이 백 58로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것. 백의 단점이 곳곳에 널려 있어 백 58로 나오면 곤란해질 것이라고 지레짐작한 탓이다. 사실 흑 57로는 참고1도 흑 1, 3이 간명했다. 만약 백 4로 백 한 점을 탈출하려고 하면 흑 9까지 축으로 백의 몸통을 잡는다. 따라서 백 4로는 상변을 지키고 흑이 백 한 점을 때려내는 것이 정수. 이건 흑 중앙이 두텁다.
백 58에 이어 백 60으로 따라붙자 의외로 백 모양이 탄력적이다.
흑 63은 이상한 수 같지만 참고2도를 노리는 것. 백도 행마가 궁하다 싶었는데 목 9단은 백 64로 밀고 나온다. 백 70까지 백의 모양이 돌돌 뭉쳐 우형 중의 우형이다. 하지만 곤란해진 건 흑이다. 상변에서 백의 약점이 많아 수가 날 듯한데 막상 마땅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 상변에 점점이 뿌려진 흑돌이 모두 잡힌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고민은 고근태 7단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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