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평소 못하던 아빠 노릇 이번 연휴엔… 아이 감성지수도 함께 큰답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17 03:00수정 201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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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놀면 신체발달은 물론 좌뇌 개발도 촉진
판지에서 공 굴리기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높이, 경사와 속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놀이다. 아이가 판지의 기울기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것을 아빠가 도와주면서 아이 스스로 발견하는 태도를 키워줄 수 있다. 본보 주성원 기자가 딸 시현 양(3)과 함께 공 굴리기 놀이를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나는 시현이에요. 며칠만 있으면 세 번째 생일을 맞는답니다. 아빠는 회사일로 저녁에 자주 늦어요. 어떤 때는 주말에도 일해야 하기 때문에 나와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대요. 나는 아빠랑 함께 놀고 싶은데…. 그런데 아빠가 오랜만에 나랑 함께 놀아 주었어요. 아빠가 종이 상자를 가위로 쓱쓱 오려서 다른 상자 위에 얹더니 작은 비탈길을 만들었어요. 그 위에 살짝 놓은 공이 멀리도 굴러가네요. 헌 양말로 손가락 인형도 만들었어요. 나는 의사 선생님, 아빠는 환자가 돼서 놀았답니다. 너무 신나서 ‘까르르∼’ 웃었더니 아빠도 ‘하하하∼’ 따라 웃네요.”

늘 일에 치여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의 아빠들. 집에 들어갈 때면 아이들은 벌써 꿈나라에 가 있을 때가 많다. 주말이면 짬이 나지만 지치고 나른한 몸이 좀처럼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다.

추석 연휴. 모처럼 여유가 생겼다. 이번 연휴만큼은 시간을 내서 아이와 놀아보자. 집에서도 얼마든지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요즘은 아빠의 역할을 강조한 교구도 나온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놀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즐겁게 놀았느냐’다. 만 6세가 되지 않은 아이에게 아빠가 함께 놀아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유아교육 브랜드 ‘아이챌린지’를 발간하는 글로벌 교육 기업 ㈜베네세는 최근 동아시아 주요 도시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가사와 육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아버지들 가운데 7.1%만이 자녀와 같은 취미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51.6%)나 베이징(48.1%)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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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세코리아 부설 유아교육연구소의 변혜원 소장은 “아이와 유대관계를 갖기 위해 중요한 것은 아이와 충분히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나 공동의 취미 활동을 통해 아이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교구 엠비토이스를 판매하는 루덴스는 교구에 ‘부모 지도서’를 함께 넣었다. 이 지도서의 ‘아빠와 함께 놀아요’ 코너에서는 아빠가 아이와 같이 노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장난감을 감춘 뒤 아이가 감춰 놓은 장난감에 가까이 갈수록 크게 박수를 쳐서 장난감을 찾도록 유도하는 놀이가 그 예다. 이동숙 루덴스 대표는 “아이들 장난감은 어른이 보기에는 너무 유치한 경우가 많아 아빠들이 창의적으로 놀이 방법을 생각하기 쉽지 않다”며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물꼬’를 터준다는 의미로 이 코너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1년 6개월∼2년 사이에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1.8배 높았다. 이소희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엄마의 놀이가 비교적 정적이라면 아빠의 놀이는 동적”이라며 “한창 왕성하게 성장해야 하는 유아기에 몸을 많이 쓰는 놀이는 아이의 신체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빠와의 놀이나 상호작용은 아이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능력을 관할하는 좌뇌를 개발해준다”고 덧붙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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