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스원 양조자가 만든 매스티지 와인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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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3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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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상 기자의 섹시한 와인이 좋다_1탄

[Wine]

▲ ‘오퍼스 원’ 양조자가 만든 ‘콜롬비아 크레스트 투 바인스 리슬링’
▲ ‘오퍼스 원’ 양조자가 만든 ‘콜롬비아 크레스트 투 바인스 리슬링’

미국 와인을 마시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때가 있다. 천혜의 환경에서 만들어진 와인이 선사하는 놀라운 맛 때문이다.

가격이 쌀 때 놀라움은 더욱 커진다. ‘콜럼비아 크레스트 투바인스 리슬링(Columbia Crest Two Vines Riesling)’은 바로 그런 경우다.

리슬링 품종 100%로 만들어진 이 와인의 달콤함은 2만 원대의 가격을 생각하면 너무 매혹적이다. 운동으로 땀에 흠뻑 젖은 뒤 한 잔의 우유를 마실 때 느껴지는 꿀 맛, 바로 그 맛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우리가 꿀맛으로 인식하는 이 맛은 실제 꿀처럼 너무 달지 않으면서 최적의 감미 상태로 식도를 포근하게 안아준다. 잠시 여유를 갖고 한 모금 더 넘기면 아카시아 향과 복숭아 향이 근사하게 코에서 퍼지며 달콤함에 우아함을 더한다. 경박하지 않은 우아한 달콤함이다.

마치 가난하지만 귀족의 피를 타고난 소공녀 같다고나 할까. 아로마를 유지하기 위해 저온에서 20~30일 걸쳐 천천히 발효했다.

▲ 콜롬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 전경.
▲ 콜롬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 전경.

콜럼비아 크레스트는 미국 워싱턴 주에 위치한 콜럼비아 밸리에서 포도를 생산한다. 이곳은 캘리포니아보다 더 긴 일조시간, 연간 200mm 밖에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기후(강수량이 연간 500mm 미만이면 통상적으로 건조하다고 말한다. 프랑스 알자스 지역이 이런 경우다. 200mm면 아주 건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큰 일교차가 특징이다.

긴 일조시간은 과실을 더욱 숙성시키고, 건조한 기후와 상호 작용해 뉴 월드 와인의 특징인 과실의 풍미를 살리고, 큰 일교차로 인한 밤의 서늘한 기온은 올드 월드 와인에서 볼 수 있는 산미를 도드라지게 한다.

▲ 콜롬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 전경.
▲ 콜롬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 전경.

정말 축복받은 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런 땅에서 나오는 포도로 만드니 맛있는 와인의 토대는 탄탄하게 구축된다.

하늘과 땅이 준 선물을 그대로 살리는 건 양조 총책임자 레이 아인버거의 몫이다. 아인버거 는 나파밸리 ‘오퍼스 원’의 전성기를 이끌고,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클레르 미용’ 등에서도 양조를 담당한 양조계의 거목. 자연과 사람의 멋들어진 하모니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콜럼비아 크레스트 와인을 얘기할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가격 대비 맛이다. 와인전문가 안준범 씨는 “가격 대비 맛이 너무 좋아 2000년 대 초중반부터 잘 팔렸다. 가격 대비 나무랄 데 없다. 훌륭하다”고 말했다.

비싸지 않은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나라별 공급 물량을 알로케이션(allocation)으로 한정하는 부분 또한 가격 대비 맛의 수준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참 그런데 이 와인의 이름에 붙은 ‘투 바인스’가 의미하는 건 뭘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두 개의 나무줄기. 이는 포도나무 열매가 햇빛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도록 포도나무 줄기를 양 쪽으로 펼치고, 각 줄기에서 세부 줄기가 하늘을 향해 직각으로 올라가도록 만드는 콜럼비아 크레스트의 개성 있는 재배법을 말한다. 이를 통해 보다 풍부한 향기와 색상, 복합미가 가능하다는 게 와이너리 측 설명이다.

▲ ‘콜롬비아 크레스트 투 바인스 리슬링’
▲ ‘콜롬비아 크레스트 투 바인스 리슬링’

글·이길상 와인전문기자
사진제공·나라식품

‘섹시한 와인이 좋다’를 연재하는 이길상 기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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