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사전-‘가능성’ ‘파급’ ‘본능’ 100년도 채 안된 말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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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30년대 유행 신조어 사전-현대어로 풀어 엮은 책 나와 ‘가능성’ ‘파급’ ‘본능’ ‘가족제도’…. 지금은 일상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이 단어들이 처음 한국에 정착한 것은 언제일까. 이를 추적해볼 수 있는 자료가 최근 책으로 나왔다.

1922년 출간된 한국 최초의 신조어 사전 ‘현대신어석의(現代新語釋義)’와 1934년 잡지 ‘청년조선’의 별책부록으로 나온 ‘신어사전(新語事典)’을 지금의 우리말로 풀어 묶은 ‘한국근대신어사전’(한림과학원 엮음·선인). 두 자료 모두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했으며 현대 한국어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정년(丁年) 이상의 남자로 공민적(公民籍)을 가진 자에게는 누구든지 선거권이 있다 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대신어석의’에 실린 ‘보통선거’ 정의의 일부다. 보통선거권의 개념은 있었지만 그 범위가 여성까지 확대되지 못했던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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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조어 사전에 실린 단어들은 서양 근대 문물이 유입해 정착되던 당시 환경을 보여준다. ‘해탈’ 항목에는 불교에서 사용되는 뜻 외에도 ‘전제정치시대로부터 벗어나 민본주의 시대로 옮겨감’이라는 뜻이 추가돼 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공리주의’ 등 서구 사상을 설명하는 항목도 여럿 있으며 ‘표준생활비’ ‘유가증권’ 등 근대 사회, 경제제도를 반영한 단어도 있다. ‘물질적’ ‘다혈질’ ‘감상’ 등 지금은 익숙한 단어가 당시 신조어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신어사전’의 경우 ‘칼-로자 기념일’ ‘유물사관’ ‘프롤레타리아독재’ 등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관한 단어와 ‘폴리스맨’ ‘샐러리맨’ ‘핸드백’ 등의 영어 단어가 다수 등장한다.

이번 책의 출간 책임을 맡은 김윤희 한림대 한림과학원 HK연구교수는 “‘현대신어석의’가 출간된 1920년대엔 여러 잡지가 창간되면서 잡지마다 신술어, 통속어, 모던어 등을 해설하는 코너가 생겼다”며 “이 시기 이런 신조어들이 일반인 사이에도 정착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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