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떵떵거리고 살다

  • 동아일보

○ 백대현 8단 ● 고근태 7단
예선 결승 8국 하이라이트 1보(88∼111) 덤 6집 반 각 3시간

고근태 7단은 쉽게 예선 결승에 올라왔고 백대현 8단은 유창혁 9단을 넘어 여기까지 왔다. 두 기사 모두 국수전과는 인연이 깊다. 백 8단은 39기 본선을 시작으로 44, 47, 52기 본선에 올랐다. 고 7단도 47, 52기 본선에 올랐다. 고 7단은 아마국수전에서도 우승했다. 이번엔 누구의 인연이 더 끈끈할지 알아볼 기회.

흑이 곳곳에서 실리를 짭짤하게 챙겨놓았다. 백의 희망은 좌하 세력. 이곳에서 두툼하게 집을 만들어야 계가바둑으로 이끌 수 있다. 참고1도처럼 백 1, 3으로 모양을 키우는 건 흑 4로 많이 잠식당한다. 그래서 백 92까지 화끈하게 흑을 잡자고 나섰다. 굉장한 강수.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두는 건 그만큼 형세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사실 이 장면에서 불안한 건 흑보다 백이다. 흑이 갇히긴 했지만 집 모양을 낼 공간이 넓기 때문. 흑이 살면 바둑은 흑 우세가 확고해진다.

흑 95, 97의 절대 선수를 거쳐 흑 99로 틀을 잡자 죽을 돌이 아니다.

백 102로는 참고2도 백 4처럼 흑의 눈 모양을 없애고 싶다. 그렇지만 흑 9까지 흑은 쉽게 타개할 수 있다. 흑은 툭툭 선수를 행사한 뒤 흑 111로 웅크려 살았다. 백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좌하에서 흑이 떵떵거리고 살자 백은 집을 더 낼 곳이 없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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