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또 다른 곤마

  • Array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 김효곤 4단 ● 박진솔 4단
예선 결승 5국 7보(134∼160) 덤 6집 반 각 3시간

하변엔 흑의 대부대가 오래전부터 진을 치고 있다. 중앙 백 대마가 하변으로 가면 집중포화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갈 수 있는 곳은 하변밖에 없다. 김효곤 4단은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백 36, 38의 승부수를 던진다.

승부수라곤 하지만 사실 중앙과 우변에 이어 또 다른 곤마를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돌이 하변에서 비비적거리며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 미생인 중앙이나 우변을 보강할 기회가 과연 돌아올 수 있을지….

백 42로 교란작전을 펼 때 흑 43이 참으로 침착하다. “하변은 살아가라. 대신 중앙을 잡겠다”는 뜻. 중앙 백말을 거저 죽일 수 없으니까 일단 백 44의 보강은 불가피하다.

김 4단은 백 46으로 안간힘을 다한다. 혹시 흑이 ‘가’로 받으면 ‘나’의 약점을 노리겠다는 것. 그러나 박진솔 4단은 이미 이곳 변화에 대한 수읽기를 마친 모양이다. 흑 47, 49로 끊어 백의 기대를 무산시킨다. 참고도 백 1, 3으로 둬도 흑 4, 6이면 아무것도 안 된다.

그나마 백은 50, 52로 줄기차게 패 모양을 유도하는데 흑이 말려들지 않는다. 자, 하변 백은 이제 목숨이 다한 것일까. ‘다’로 이으면 답이 없다. 그래서 백이 돌을 던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왔는데 김 4단은 단수를 무시하고 백 60의 묘수를 들고 나온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