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전면전 돌입

  • 동아일보

○ 김효곤 4단 ● 박진솔 4단
예선 결승 5국 2보(26∼48)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30까지 우하 귀 변화는 흑 실리, 백 두터움으로 갈렸다. 좌하와 마찬가지 패턴이 반복된 것. 초반이지만 백은 슬슬 실리 걱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선실리 후타개’ 전략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실리를 빼앗긴 대신 얻은 두터움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내내 실리 부족으로 고통받다가 허무하게 지기 쉽다. 흑 31에 백 32로 철주를 내리고 흑 33의 벌림에 백 34로 바싹 다가서 백은 적극적인 전법을 구사한다. ‘선실리 후타개’의 구도를 일찍 깨버리겠다는 뜻이다. 흑 35의 씌움에 평소처럼 45의 자리로 물러서지 않고 백 36, 38로 후방에서 반격을 가한 것도 같은 맥락. 흑 37로 참고도 흑 1에 두면 백 8로 막는 수가 성립한다. 흑이 낮게 눌린 모습이어서 탐탁지 않다.

이렇게 되면 반상은 험악해질 수밖에 없다. 온건한 협상의 여지는 사라졌다. 흑 39, 백 40처럼 서로 끊어 전면전이 시작됐다. 막상 전투가 시작됐지만 초반에는 발걸음이 신중하다. 상대의 의중과 초식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흑 47처럼 단단한 마늘모 행마는 밋밋해서 선뜻 동의하기 힘들지만 멀리 내다보고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흑 47로 상변 백 34가 허약해졌지만 당장 움직이긴 어렵다. 백은 48처럼 좌상 흑 넉 점을 물고 늘어져 중앙 석 점을 보강하고 난 뒤 백 34의 무사 귀환을 꾀해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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