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원펀치의 힘

  • 동아일보

○ 원성진 9단 ● 김형우 4단
예선 결승 3국 총보(1∼204) 덤 6집 반 각 3시간

204수까지 수순이 이어졌지만 사실 초반에 승부가 갈린 한판이었다. 복싱으로 치면 원성진 9단이 2라운드 무렵 다운을 한 차례 뺏고는 계속 앞서가다 10회 KO 승을 거둔 셈이다.

흑 29의 커다란 미스 블로였다. 여기선 가벼운 발놀림을 유지하면서 주도권을 계속 잡았어야 했다. 참고도 흑 1의 가벼운 행마. 백이 하변으로 연결해 가는 건 부담스럽기 때문에 백 2로 귀에서 삶을 도모할 것이다. 이때 흑 5까지 두면 흑이 실전처럼 코너에 몰리는 일은 없었다.

백 30, 32로 흑 모양이 급속히 엷어졌고 우하와 하변 흑의 연결을 차단하면서 흑은 두 대마를 살리기에 급급한 처지가 됐다. 결국 우하에서 패가 났는데 백은 이 대가로 백 60, 62로 뚫어 눈에 보이는 우세를 확보했다.

원펀치의 힘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백 78의 공격으로 우변의 흑대마를 손에 넣은 것. 김형우 4단은 이 흑을 버리면서 하변 백 대마를 공략했으나 그냥 잡지 못하고 패를 내는 데 그쳤다. 패를 통해 백을 잡긴 했으나 우상귀 흑을 살리지 못해 결국 돌을 던졌다. 원펀치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59…53, 61…56, 93…79, 96…90, 154·160·166…148, 157·163…151, 167…146.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204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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