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그때 그 상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28일부터 ‘한국 브랜드 100년展’
200여점 통해 시대 흐름 한눈에

민족의 합심이라는 의미를 담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상표 ‘부채표’의 광고물(왼쪽)과 일본풍의 그림이 등장했던 1920년대 소주 ‘복미인’의 상표. 사진 제공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민족의 합심이라는 의미를 담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상표 ‘부채표’의 광고물(왼쪽)과 일본풍의 그림이 등장했던 1920년대 소주 ‘복미인’의 상표. 사진 제공 근현대디자인박물관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늘 가까이하는 상표는 그 사회의 시대적, 문화적 분위기를 담아낸다. 올해는 활명수를 개발한 동화약방이 1910년 8월 ‘부채표’를 한국 최초의 상표로 등록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사립박물관인 근현대디자인박물관에서 200여 점의 유물을 통해 한국 상표디자인 1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28일∼7월 25일 열리는 ‘한국 브랜드 100년전(展): 로고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다.

1920, 30년대 마셨던 소주 ‘복미인’. 이 소주의 상표 배경에는 일본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상표 전면을 차지한 것은 한국 전통복식을 한 여인이다. 이처럼 당시 상표는 일본어나 한문표기, 일본풍 그림이 등장하는 등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동시에 한국 전통문화를 담으려는 노력도 있었다. 최초로 등록된 상표인 ‘부채표’ 역시 많은 부챗살이 모아지듯 민족이 합심하자는 민족정신을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광복 직후인 1950, 60년대에는 영어로 상표 이름을 짓거나 디자인하는 사례가 많았다. 해외구호물자를 통해 서구문화를 접하면서 구호물자의 영문서체를 따라한다든가 상표이름을 지을 때도 영어로 짓는 경우가 늘어났던 것. 영어로 된 글자를 큼직하게 적은 럭키치약이나 상표명을 한글 대신 영문 필기체로 표기했던 천우사 라디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1970년대부터는 좀 더 전문적인 상표 디자인이 등장한다.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의 상표가 대표적이다. 차선용 학예사는 “그 전까지는 미술대 교수들이 개인적으로 의뢰를 받아 상표를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1970년대부터 전문적인 디자인 회사들이 등장한다”며 “라벨이나 로고 같은 종이상표에서 벗어나 상표부터 서체, 색깔 등을 공통적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070-7010-4346, 7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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