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문화예술위원회의 구로동 시대

  • 동아일보



정부 산하 기관인 문화예술위원회가 사무실을 대학로에서 구로동으로 옮겼습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내일 구로동 신청사에서 이전 기념식을 갖고 오는 28일까지 다양한 축하행사를 마련합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해마다 800억원을 문화예술인들에게 지원하는 곳입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방문합니다. 문화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도 하고 각종 행사가 끝난 뒤 뒤풀이가 열립니다. 이처럼 문화예술위원회 주변은 예술인들로 북적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예술위원회의 이전은 단순히 사무실을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와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과거 대규모 공장지대였던 구로동은 지금도 근로자들이 북적이는 공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문화예술을 향수하는 삶의 여유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구로동 역시 도시발전과 함께 많이 변했습니다. 현대식 빌딩이 들어서고 고층 아파트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문화시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6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구로아트밸리가 2007년 문을 열었고 내년 9월 완공되는 '디큐브 시티'에는 13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 개관될 예정입니다. 공연예술박물관도 들어섭니다. 여기에 문화예술위원회가 입주하게 되면 서울 서남권에 문화예술 중심지가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구로구청은 문화예술위원회 주변을 예술의 거리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거리는 대학로와 예술의 전당 주변, 인사동이 고작이었습니다. 구로 지역의 주민들은 문화예술을 향유하려면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꾸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드는 문화의 발신지가 됩니다. 공장지역에서 예술의 거리로 대변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민의 문화적 삶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문화의 중심이 되려면 지자체와 주민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문화예술 사랑이 더해진다면 구로동을 '예술의 메카'로 만드는 일이 앞당겨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