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책읽기]끈질기게 살아남은 서점 ‘풀무질’… ‘사람’대접 받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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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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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문을 열어 올해로 18년째다. 서가에 빼곡하게 책이 꽂혀 있고, 공간이 모자라 곧 쏟아질 듯 ‘책탑’이 쌓여 있기도 하다. 누구든 원하는 책을 편하게 꺼내볼 수 있는 곳. 서울 성균관대 앞에 있는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이다. 요즘 보기 드문 인문사회과학 서점을 꾸려가는 주인 은종복 씨는 7년 전 손님을 맞을 때마다 글씨 빼곡한 종이 한 장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저 지나가는 손님이 아니라 사람으로 만나길 원하며 나눠주기 시작한 종이가 책 한 권으로 모였다.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이야기,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잘 읽지 않는 요즘 사람들에 대한 염려, 평화와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 등 삶과 사회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책방을 드나들며 이 글을 받아간 단골손님들은 ‘풀무질’과 함께 세월을 살았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놀이터로, 누군가에게는 그저 소비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꿈을 꿀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공간으로…. 서점 책의 열에 아홉은 인문사회과학 서적이고, 그중 팔리는 것은 열에 한 권을 넘지 않는다. 수차례 폐점 위기를 넘기고 건물 지하로 장소를 옮기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서점 ‘풀무질’은 책 속에 나오는 문학평론가 임태훈 씨의 표현대로 “추억이 아니라 현재”다.

‘풀무질, 세상을 벼리다’(은종복·이후)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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