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흑의 강심장

  • 동아일보

○ 조한승 9단 ● 안형준 2단
본선 8강 2국 6보(99∼115) 덤 6집반 각 3시간

중앙 흑 대마의 생사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보통은 잡으러 가는 쪽이 더 어려운데 지금은 주위 백이 튼튼해 흑이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흑 99. 배짱일까. 대마에 보강해도 시원치 않을 것 같은데 이쪽부터 응수를 묻는다. 물론 백이 ‘가’로 이으면 중앙 흑 대마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조한승 9단은 흑 99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백 100으로 급소를 찔러간다. 이 한 방에 흑 대마가 휘청한다.

안형준 2단도 강심장이다. 금방이라도 흑 대마의 숨이 넘어갈 것 같은데 흑 103, 105로 실리를 챙긴다. 이렇게 대마를 철저히 외면하는 걸 보면 어차피 살기 힘들다고 자포자기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들 정도다.

백 108이 놓이자 흑 대마는 한 집도 없다. 흑 109가 묘하다. 참고도 백 1을 유도한다. 백으로선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만약 백이 참고도를 결행하면 흑 22까지 흑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든다.

백 110이 침착한 수. 백은 흑 대마 생포를 위한 능선의 90%에 도달했다. 다만 백이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남아 있다. 참고도에서 보듯 흑 대마가 두 집을 내고 살긴 힘들기 때문에 안 2단은 상변 백과의 수상전을 노리고 있다. 백은 수상전만 피하면 승리를 낚을 수 있다. 지금이 그 절호의 기회다. 앞으로 2, 3수만 정확히 두면 결승선을 넘을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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