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흘러간 가요? 흘러온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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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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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정치학/손민정 지음/256쪽·1만6000원·음악세계

트로트는 과연 흘러간 가요인가. 이 책에 따르면 원로 작사가 반야월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흘러간 가요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흘러온 가요라고 해야지.”

많은 이들이 소위 ‘뽕짝’으로 불리는 트로트를 한물 간 음악, 혹은 예술적으로 촌스럽고 조잡한 장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여전히 트로트는 회식자리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음악이자 선거철 로고송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민족의 비애를 노래했던 ‘황성옛터’부터 오늘날 장윤정 씨의 트로트까지 음악인류학적으로 트로트의 정체성을 고찰한 것이다. 트로트라는 장르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명칭은 1940년대 미국을 강타했던 사교댄스의 일종인 폭스트로트(Foxtrot)에서 유래됐으며 음악적인 특성은 일본의 서민음악인 ‘엔카’의 아류에 가깝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트로트가 결코 독자성 없는 음악이 아님을 강조한다. 오랜 기간을 거쳐 나름의 미학과 전통을 구축함으로써 한국화된 음악이기 때문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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