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동서양 추상의 두 얼굴…‘드로잉’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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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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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의 매력에 푹 빠져볼 만한 전시가 두 곳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작가 조앤 미첼(1925∼1992)의 ‘드로잉’전과 서울 강남구 양재동 ‘아틀리에 705’가 마련한 재미작가 이수재 씨(76)의 ‘최후의 서정 추상’전. 둘 다 여성작가로, 추상에 대한 동서양의 각기 다른 접근법을 비교할 기회란 점에서 흥미롭다.

○ 밝고 경쾌하게-조앤 미첼

마치 아이들이 색연필로 자유분방하게 낙서한 것 같다. 전시장을 채운 조앤 미첼의 크고 작은 드로잉과 유화. 거침없이 그은 선과 분홍, 빨강. 파랑 등 화사한 색감이 어우러지면서 강렬하고 즐거운 에너지를 발산한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뒤 1950년대 남성 중심의 뉴욕 화단에 뛰어든 미첼. 그는 윌렘 드 쿠닝, 잭슨 폴록 등 추상표현주의 1세대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탄탄한 역량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인정받는다. 11월 22일까지. 02-733-8449

○ 맑고 잔잔하게-이수재

색채의 사용을 절제한 듯 스며들고 번져간 물감의 옅은 흔적과 희미하게 그은 선들이 넉넉한 여백과 공존한다. 추상회화와 드로잉에 속기 없는 문인화처럼 깊고 은은한 정서가 녹아있다.

한국추상회화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이수재 씨가 9년만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이다. 그는 1983∼2000년 이화여대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한 뒤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그곳에서 작업하고 있다. 시류에 눈돌리지 않고 꾸준히 한 우물을 판 끝에 시적 울림이 살아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11월 27일까지. 02-572-8399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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