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호쾌한 기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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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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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준 2단 ● 유창혁 9단
본선 5국 1보(1∼21) 덤 6집 반 각 3시간


유창혁 9단(43)과 안형준 2단(20)은 스물세 살 차이. 유 9단이 1984년 입단해 조훈현 9단의 아성을 무너뜨릴 기대주로 주목받던 때가 현재 안 2단의 나이였다. 당시 유 9단은 실리 위주가 대세를 이루던 한국바둑에서 좀처럼 보지 못한 기풍을 보였다. 시원시원한 행마와 공격적이면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으로 ‘통 큰’ 바둑을 선보였다. 20여 년이 흘러 지금은 정상권에서 물러섰지만 팬들은 아직 그의 호쾌한 바둑을 좋아한다.

포석 이론도 수시로 변한다. 백 6만 해도 예전에는 ‘가’ 혹은 ‘나’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백 6은 흑으로부터 협공을 당해 좋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백이 못 둘 이유가 없다”로 선회하며 유행하고 있다.

흑 11은 12의 자리로 막을 수 있지만 두터움을 선택한 것. 흑 17이 너무 좁아 보이는가? 참고도 흑 1로 넓게 벌리면 어떨까. 이 경우엔 백 2로 강력하게 젖힌다. 백 6으로 씌워 흑 두 점을 공략하면 백의 자세가 역동적이다.

백 20도 흑에게 두 칸 벌릴 여유를 준 만큼 협공은 아니다. 흑 20처럼 애매한 수는 금기시되는 분위기였지만 이젠 지적하지 않는다. 바둑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흑도 여유가 생긴 만큼 그냥 좌변에 두 칸 벌리지 않고 21로 역협공을 선택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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