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한국 방송작가의 대부’ 한운사 씨 별세

  • 입력 2009년 8월 12일 02시 50분


원로 방송작가인 한운사 한국방송작가협회 고문(사진)이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1923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청주 상업고를 나와 서울대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1948년 방송작가로 데뷔해 60여 년간 라디오, TV,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집필활동을 했다. 다작(多作)이면서도 작품마다 사회 현실을 짚어 낸 한국 방송작가의 ‘대부’로 꼽힌다. 소설가 및 가요 작사가로도 활동했다.

라디오 드라마의 선구자로 KBS 라디오 ‘현해탄은 알고 있다’, CBS 라디오 ‘이 생명 다하도록’, MBC 라디오 ‘빨간 마후라’ 등 40여 편의 라디오 드라마를 집필했다. 196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둘러싼 경무대 이야기를 다룬 동아방송 라디오 드라마 ‘잘돼갑니다’는 큰 인기를 얻어 당시 예정된 종방 시한보다 한 달 연장됐다. 1968년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나 극장 개봉 직전 상영이 금지됐다.

1964년 국내 첫 TV 일일극인 TBC ‘눈이 내리는데’를 포함해 MBC ‘아빠의 얼굴’, KBS ‘레만호에 지다’ 등 40여 편의 TV 드라마 극본도 그의 작품이다. 영화 ‘빨간 마후라’ ‘서울이여 안녕’ ‘남과 북’ 등 시나리오도 집필했다. 새마을 운동가 ‘잘살아보세’를 비롯해 ‘강릉 아가씨’ ‘세월의 보초’ 등 30여 편의 노래를 작사했으며 장편소설 ‘대야망’도 그의 작품.

1965년에 영화 ‘남과 북’으로 대종상과 청룡상 각본상을 받았다. 1966년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1984년 한국펜클럽 대표를 지냈다. 2002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제정한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연순 여사와 아들 만원(한도시건축 대표) 도원(락킹햄투자 대표) 중원(사업) 상원 씨(호원대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10시이며 한국방송작가협회장으로 치러진다. 02-3010-2230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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