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관하여 20선]<15>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존 M 고트맨 외 지음/문학사상사

《“책이나 결혼상담가가 당신들의 결혼생활 문제를 전부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결혼생활에 7가지 원칙을 도입해 나가면 부부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결혼생활의 개선은 부부가 함께 떠나는 긴 여행과 같은 것이다. 우선 결혼생활에 대한 회의는 한편에 제쳐놓고 매일 한 걸음씩 개선의 길을 나가도록 하라.” 》

멋진 부부가 되는 7가지 원칙

미국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16년간 애정연구소라 불리는 원룸에서 여러 부부들을 생활하게 하고 카메라와 가슴에 부착한 센서로 이들의 표정, 대화, 심장 박동수, 스트레스 정도를 기록했다.

연구 주제는 ‘왜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내는 부부가 있는 반면 항상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듯 지내는 부부가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부부의 대화를 5분 정도 관찰하면 이들 부부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것인지, 이혼의 길을 걷게 될 것인지 91%는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혼을 막기 위한 7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저자는 행복한 결혼은 부부의 깊은 우정으로 성립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우정은 부부가 ‘협동 생활자’로서 서로 존경과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저자는 부부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그는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부부라도 머지않아 이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애정연구소에 참가한 대라는 야간 간호사양성학교에 다닌다. 올리버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오랜 시간 일한다. 이들은 실험에 참가하며 서로 깊이 사랑하고 인생을 함께 보낼 거라고 저자에게 말했다. 저자는 애정연구소에서 그들에게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가사 분담)에 대해 의논하라고 했다. 곧 말다툼이 이어졌다. 이를 15분간 관찰한 저자는 이전에 훨씬 더 격렬하게 말다툼을 벌인 부부도 많았지만 이 부부가 결혼생활에 실패할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예언했고 적중했다.

실마리는 대화의 첫마디에 있었다. 대라는 처음부터 빈정거리는 말투로 일관했고 올리버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농담했지만 입을 다물었다. 올리버가 가사를 분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대라는 “그런 말 해봤자 아무 소용없다”고 질책했다. 저자에 따르면 대라의 어조는 조용하고 부드러웠지만 독화살이 들어 있었다.

저자는 대화에서 나타나는 결혼생활의 위험 요소를 △비난 △모욕 △자기변호 △도피로 정리했다. 불만은 행동에 대한 것이지만 비난은 상대방의 인격을 싸잡는 것이다. 결혼생활이 위험으로 치달을수록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 시도’의 성공 확률이 낮아진다. 회복 시도는 다투는 과정에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행동이다. 이렇게 관계가 냉랭해지면 부부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나쁜 것으로 바꾼다. 결혼생활은 괴로운 것이라고 여기고 대화가 무익하다고 느껴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별거가 시작되고 외로움에 시달린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①애정 지도를 상세하게 그리라. 배우자의 인생과 관련된 정보를 머릿속에 그린 지도다. 상대의 삶에서 일어난 큰 사건을 기억하고 대화에 활용하는 것이다. ②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라. ③상대에게서 달아나지 말고 진심으로 대하라. 배우자가 직장에서 힘든 시기라면 1분 만이라도 전화해 기운을 북돋워준다. 사소하게는 슈퍼마켓에서 아내가 “표백제를 사야 하는데”라고 말할 때 딴청을 피우지 말고 “그럼 내가 찾아올게”라고 말하는 것이다. ④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라. ⑤해결 가능한 문제는 두 사람이 해결하라. ⑥둘이서 막다른 골목에 부닥친 상황을 극복하라. ⑦함께 공유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라. 책에는 각 원칙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테스트들도 함께 실렸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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