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밴드 발굴위해 마이크 잡았죠”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KMTV 록프로 MC 맡은 ‘크래쉬’ 보컬 안흥찬

“메탈 음악 한다고 대중과 친근하게 지내지 말란 법은 없다고 봐요. 한국의 록과 밴드 음악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방송이든 뭐든 기꺼이 나서겠습니다.”

의외였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 피처링으로 각인된 거친 음색.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라고 포효하던 밴드 ‘크래쉬’의 보컬.

하지만 10일 만난 안흥찬(사진)은 스스로도 ‘선입견 탓’이라며 넉살좋은 미소를 머금었다. 긴 머리칼마저 조신해 보일 정도로.

의외는 또 있다. 한국 최고의 스래시 메탈(Thrash Metal·빠른 기타 속주가 주가 되는 강렬한 헤비메탈 장르) 밴드 주자인 그가 방송 진행자로 나선다. 케이블채널 KMTV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하는 ‘이츠 타임 투 록(It's time to rock)’의 고정 MC를 맡은 것.

“록 전문 방송이라 편하게 나섰습니다. 5년 전에 ‘타임 투 록’이란 프로그램을 했던 인연도 작용했죠. 그땐 해외 밴드 소개에 치중했다면 이번엔 국내 밴드 발굴을 목적으로 합니다. 장르 구별 않고 실력 있는 신인 밴드를 선보일 겁니다. 실제 무대 현장감도 최대한 살릴 계획이고요. 섭외 작가 몫도 해가면서 제대로 된 록 전문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아쉬움은 없을까. 뮤지션이 음악만 하며 사는 환경이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안흥찬은 ‘힘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한국에 살면 여기서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인생의 재미”라면서 “음악이란 공감대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도 크다”고 말했다.

“원래 오지랖이 넓은 편이에요. 무대연출에도 관심이 많아서 최근 제이슨 므라즈, 스웰 시즌 내한 공연 때도 스태프로 참여했습니다. ‘이츠 타임 투 록’도 음악 동료, 선후배들에게 좋은 무대를 마련해 준다는 마음이 가득해 벌써부터 신이 납니다.”

반가운 소식 하나. 2003년 5집 ‘더 매시브 크러시(The Massive Crush)’ 이후 만날 수 없던 크래쉬 신보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안흥찬은 “이달 안에 녹음에 들어가는데 곧 11곡 정도가 들어간 정규 6집 앨범이 나올 것”이라면서 “6년 동안 앨범은 안 냈지만 여전히 음악적 고민이 가장 행복한 크래쉬의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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