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궁전’, 왕후께서 일곱 부인의 경사를 축하하시다

  • 입력 2009년 4월 9일 21시 01분


‘새로움과 새로움이 만나면 놀라움이 됩니다’란 카피와 함께 ‘가야금과 비보이의 캐논 퍼포먼스’로 공연계에 참신한 도전장을 던졌던 숙명가야금연주단이 옛 궁중과 사대부가의 품격 높은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봄의 궁전’으로 돌아왔다. ‘왕후, 일곱 부인의 경사를 축하하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조선의 궁중문화가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면, 과연 작금의 왕실 연회장에서는 어떤 음악이 연주될까. ‘봄의 궁전’은 이렇듯 소박하면서도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무대의 막을 연다.

옛 조선왕실에서는 특별한 경삿날이면 백성들에게 음악과 춤이 있는 잔치를 베푸는 전통이 있었다. 이를 ‘경수연(慶壽宴)’이라 하니, 곧 나라에 공을 세운 아들을 잘 키운 부모의 회갑, 칠순, 회혼례 등이 해당됐다. 한 마디로 효와 경로의 마음이 넘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축제의 자리였다.

이번 공연은 왕후가 관객을 ‘봄의 궁전’ 연회에 초대하는 형식이다. 봄꽃이 흐드러진 봄날의 궁궐 후원. 왕후는 올봄에 경사를 맞은 일곱 부인을 위해 왕실 내외의 귀빈들을 초청해 가야금 음악회를 연다. 국악계의 간판스타 박애리씨가 왕후를 맡는다.

‘봄의 궁전’에서는 비발디 ‘사계’ 중 ‘봄’을 시작으로 ‘왕후를 위한 행진곡’, ‘아름다운 인사’로 손을 푼 다음 조용욱의 ‘순환’, 박일훈의 ‘아선’, 변계원의 ‘나라샤’로 이어진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끝을 장식할 허윤정 작곡의 ‘거문고 독주와 가야금 합주를 위한 담담(談談)’은 이날 역사적 초연을 갖는다.

숙명가야금연주단 송혜진 대표가 총감독과 구성을 이병훈(극단 미추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숙명가야금연주단과 함께 강은일(해금), 허윤정(거문고), 하윤주(노래), 화동정재예술단이 무대에 선다.

공연장에서 제대로 ‘귀빈’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귀빈다운’ 옷을 입는 것도 센스. 한복을 입거나 봄을 상징하는 노랑과 초록색으로 치장한 관객에게는 국순당에서 증정하는 고급 전통주 세트를 선물로 준다.

4월 21일(화) 7시 30분|서울남산국악당|공연예매 인터파크 1544-1555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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