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거장과 ‘차세대’의 어깨동무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백건우-김태형-김선욱-김준희 네 대 피아노 협연

5월10일부터 국내순회 “네 배의 감동 느껴보세요”

‘거장’은 아들뻘인 젊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우정’을 강조했다. 같은 길을 걷는 젊은 예술가들의 외로움과 고민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63)가 차세대 피아니스트 김태형(24), 김선욱(21), 김준희 씨(19)와 한 무대에 선다. 이들은 5월 1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마산, 대구, 경기 고양에서 ‘백건우와 김태형, 김준희, 김선욱’이라는 타이틀로 순회공연을 갖는다.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 씨는 “리스트가 활동하던 시대에 유럽의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모여 함께 음악회를 열었는데, 한국에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며 “실력 있는 젊은 한국 연주자들의 무대를 프랑스 파리에서 접한 뒤 넷이 한 무대에서 음악을 만들어보자고 내가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백 씨가 직접 세 후배를 선택했다. 김태형 씨는 포르투갈 국제콩쿠르(2004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김선욱 씨는 리즈콩쿠르(2006년) 최연소 우승, 김준희 씨는 롱티보콩쿠르(2007년)에서 2위에 입상했다.

“한국에서 교육 받고 세계무대에 나가는 피아니스트가 여럿 나오니 기쁩니다. 함께 연주하면서 우정을 쌓고 서로 돕고 배우는 일이 (세계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힘입니다.”(백 씨)

해외에서 피아노를 공부한 첫 세대인 그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제 나이엔 콩쿠르나 인기가 목표가 되고 흔들리기 쉬운 것 같다”며 김준희 씨가 건강한 예술가의 길을 물었다. 백 씨는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은 음악에 대한 성실한 태도!”라며 “자신과 음악, 예술세계에 충실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 대의 피아노가 한 무대에 놓이는 일은 해외에서도 흔치 않다. 백 씨는 작곡가 미요와 체르니의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을 골랐다. 또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 라벨의 ‘볼레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은 이번 공연을 위해 편곡했다.

백 씨는 이날 오후 파리로 출국했다. 김태형 씨는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이고, 김선욱 씨는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 계약을 하고 영국 런던에서 산다. 이들은 5월 초 서울에 모여 연습할 계획이다. 2만∼10만 원. 02-318-4301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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