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대한제국 엽서에 비행선 그림이…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1909년 발행 희귀본 공개

비행선이 도안된 100년 전의 희귀 엽서가 15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근대사료연구가 김태영 씨(44)가 이날 공개한 엽서는 1909년 발행된 것으로 ‘수출우검역소’(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전신) 전경 사진이 담겨 있다.

특이한 점은 검역소 전경 사진이 비행선 도안 안에 들어가 있고 이 비행선이 한반도의 상공을 날고 있는 모습이다.

이 비행선은 기구에 추진장치와 조종장치를 붙인 경항공기의 일종이다. 비행선의 기구 밑에는 엔진장치가 탑재돼 있고 이를 조작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의 형상이 있다.

엽서의 오른쪽 상단 소의 머리 도안에 ‘융희3년(1909년) 10월 17일’이라고 쓰여 있고 왼쪽엔 대한제국 상징무늬인 이화(李花·자두나무의 꽃)가 표현되어 있다.

국내에서 하늘을 나는 항공기가 최초로 시연된 것이 1910년대 중반이다. 이 엽서는 이보다 앞선 1909년 대한제국이 항공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사료로 평가된다.

강왕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41)는 “1910년 비행선이 독일에서 항공운송수단으로 상용화되기 이전인 1909년 대한제국 발행 엽서에 비행선이 그려진 것은 우리 민족이 항공기술, 선진과학기술에 관심이 컸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하늘을 나는 비행선은 ‘미래상’의 상징으로 통하는데 당시 대한제국은 ‘발전적인 미래상을 그려 보자’는 의지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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