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대한 책임감에 돌아왔어요”

  • 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발레리나 김지영 씨 내달 ‘신데렐라’로 7년만에 국내무대 복귀

“고국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다시 돌아왔어요.”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로 활동 중인 발레리나 김지영 씨(31·사진)가 2002년 네덜란드로 떠난 지 7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다.

그는 이날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민과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 나이가 발레리나로서 연륜도 생기고 활짝 필 시기잖아요. ‘살짝’ 아까웠어요. 어떻게 해서 진출한 유럽 무대인데요. 여담인데 얼마 전 네덜란드의 집에서 도둑을 맞았어요. 그때 ‘아, 이제 한국으로 갈 때가 됐구나’ 하고 생각했죠.(웃음)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으니 이젠 한국 무대에서 돌려줘야할 것 같아요.”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은 “이틀 전 김 씨와 계약을 하였으며 7월부터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요청으로 당분간 게스트 자격으로 현지 무대에 선다.

김 씨의 국내 복귀작은 3월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의 ‘신데렐라’의 주역이다.

김 씨는 “최 단장이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19세의 저를 주역으로 발탁해 믿고 밀어줬다”며 “단순한 단장과 무용수의 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 단장도 “2002년 어버이날 지영이가 ‘엄마’라고 써서 선물한 펜던트를 아직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데렐라’에는 국립발레단의 ‘양 김’으로 불리며 김지영 씨와 경쟁했던 동갑내기 김주원 씨가 엄마와 요정 등 1인 2역을 맡아 함께 출연한다.

그는 “아직도 주원이랑 선의의 경쟁을 한다는 말을 듣는데 지금은 우리도 나이가 들었다”면서 “주원이는 서로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하는 동료”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