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기증한 각막을 누가 이식받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해 보이는 주인공은 서울의 A 씨(73)와 경북의 B 씨(70).
A 씨와 B 씨는 김 추기경이 선종한 다음 날인 17일 오전 9시경 서울 강남성모병원으로부터 각막이식수술을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1시 반과 2시 반경 입원했고 곧바로 이식수술을 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A 씨는 19세 때 과일을 따다가 나뭇가지에 오른쪽 눈을 찔린 후 시력을 잃었다. 곧 왼쪽 눈마저 침침해졌다. 2006년과 2007년 수술을 받고 왼쪽 눈의 시력이 회복되는 듯했으나 곧 원래 상태로 되돌아갔다.
B 씨는 30년 전 공장을 다니던 중 갑작스러운 폭발사고로 왼쪽 시력을 잃었다.
병원 측은 A 씨와 B 씨가 김 추기경의 각막을 이식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각막 등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과 기증받는 사람의 신원은 공개할 수 없다.
그러나 A 씨와 B 씨가 김 추기경의 각막을 이식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각막은 적출된 후 7일간 보존할 수 있지만 장기가 모자라고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만 하루 이내에 이식한다. 또 이날 강남성모병원에서는 다른 각막이식 수술이 없었기 때문에 A 씨와 B 씨가 이식받았을 확률은 매우 높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들 2명에게 제공된 각막이 김 추기경의 것이라는 심증이 강하지만 꼭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와 B 씨는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내가 정말 김 추기경의 각막을 이식받았느냐”며 놀라워했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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