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집 소유한 사람 늘어나면 시장은 되레 얼어붙는다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마이클 헬러 지음·윤미나 옮김/352쪽·1만3800원·웅진지식하우스

자본주의 기본을 이룬 원칙 가운데 하나는 ‘사적 소유’다. 주인이 없는 공터는 금방 엉망이 되듯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사람들은 함부로 남용한다. 즉, 사적 소유는 건전한 경제 활동과 동기를 유발하며 시장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소유권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정반대 효과가 나타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른바 ‘그리드락’ 효과다. 너무 많은 사람이 잘게 조각난 것들을 소유하면 협력은 실패하고 부는 사라지며 모든 사람이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집을 소유한 사람은 많아졌는데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얼어붙는다든지, 음원 저작권자는 늘어나는데 음반시장은 줄어든다든지 하는 게 그리드락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리드락 현상은 이처럼 경제 활동을 방해하고 새로운 부의 창출을 가로막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원래 그리드락이란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교통 정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저자는 국토를 잘게 쪼개 소유함으로써 국가의 경제를 공동화했던 중세 귀족들의 사례부터 모스크바의 텅 빈 상가들에 이르기까지 그리드락으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짚는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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