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봄을 맞는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을 듯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나서려 해도, 불황 탓에 지갑은 얇고, 마음 역시 여전히 겨울일 테니 말이죠.
큰 부담 없이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할 주말 가족 봄나들이 코스를 소개할 순 없을까….
탐색전을 벌이다보니 뜻밖에 백화점 문화센터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에서 괜찮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롯데, 현대, 신세계, 애경 등 주요 백화점이 기획한 올 봄학기 문화센터 강좌들이 바로 그것인데요. 어둡고 우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고려한 듯, ‘가족’, ‘자연’, ‘가격’ 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접 알려줄 ‘딸기 따기 체험’, 향긋한 봄 공기를 만끽할 수 있는 ‘허브마을 투어’, 풍물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 이천 ‘도예촌 체험’을 비롯해, 조경학과 교수의 해설이 있는 ‘아름다운 숲 탐방’, 마음에 쉼표를 찍어 줄 ‘템플 스테이’(이상 롯데백화점) 등은 제목에서부터 설레는 나들이 기운이 느껴집니다.
현대백화점은 해금강 동백숲, 화개장터, 구례 산수유마을, 경포대 벚꽃, 봉화산 철쭉군락지, 보성 녹차밭 등 국내 대표 봄철 여행지를 한데 엮어 답사형 나들이 강좌도 진행합니다. 큐레이터와 함께 서울 종로구 인사동, 평창동, 가회동 부근 미술관들을 돌아보는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도 눈길이 가네요.
애경백화점은 ‘프렌디(Friend+Daddy·친구 같은 아빠)’와 아이들을 위한 특별 체험 강좌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승마클럽’, ‘엄마랑 가는 미술관 소풍’ 등 즐거워 보이는 아이디어가 여럿입니다.
백화점 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이들 강좌는 일반 학원이나 여행사의 프로그램에 비해 꽤나 ‘착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이들 강좌에 꼭 등록하지 않아도, 이를 참고해 더 풍성하고, 더 저렴한 각 가족만의 봄나들이 코스를 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따스한 봄기운을 느끼며 자연으로 떠나는 가족 나들이. 벌써부터 아이들의 함박웃음이 눈앞에 환히 그려지는 듯합니다.
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