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문학의 정수 한눈에…산문-시선집 나란히 출간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올해 등단 51주년을 맞은 고은 시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두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고 시인의 단상록과 산문을 모은 ‘개념의 숲’(신원문화사)과 대표시를 모아 엮은 ‘오십 년의 사춘기’(문학동네)다.

‘개념의 숲’에는 가족, 시간, 판단 등 특정 단어에 대한 고 시인의 단상들과 동아일보에서 지난해 상반기 ‘고은의 지평선’에 연재했던 글들을 수록했다. ‘시는 17세부터 나의 북극성이다. 시는 나에게 길을 걸어가는 자이게 한다’(‘시’), ‘역사란 기억의 장치이자 진실의 묘지다. 역사와의 대화는 끝내 독백이다. 다행인 것은 오직 역사 속에서 그대 상상력은 자라나고 있다’(‘역사’) 등 짧은 글 안에 고 시인 특유의 시각과 세계관이 드러난다.

‘고은의 지평선’에 연재됐던 글들은 시인의 구체적인 경험과 철학 및 역사관을 조합해 낭만, 욕망 등 추상적 개념들을 풀어냈다. 지난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그림전 ‘동사를 그리다’에서 선보였던 35점의 그림도 함께 실었다.

‘오십 년의 사춘기’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형수 씨가 엮었다. 고 시인의 방대한 시 작업을 방황과 좌절, 죽음에의 집착 등을 강하게 드러냈던 1960∼70년대의 초기 시, 현실과 역사에 대한 이해로 시의 폭이 넓어졌던 1970∼90년대 중기 시, 자기반성·과거에 대한 회상과 삶의 방향에 대한 모색이 주를 이루는 최근작으로 나눴다. 1986년 시작해 올해 30권 완간을 앞둔 연작시집 ‘만인보’에 실린 작품도 소개했다.

김 씨는 “고 시인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 데 비해 그의 문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학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문학적 감동을 통해 고 시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작품을 보여주는 선집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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