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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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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 영화계는 불황의 골을 넘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디지털 미디어 시장 연착륙을 시도한다.
투자 대비 효율이 높은 ‘작은 영화’, 한국 배우들의 미국 할리우드 진출, 부가판권 시장 부활의 불씨를 살린 디지털 영화파일 배급 시스템의 안착 여부가 관심거리다.》
화려한 세트 줄이고 내실 있는 작품으로 부활 노려
정지훈 등 ‘할리우드 한류’ 도전… 디지털 판권 기대도
○ 화려함 버리고 내실 추구
김윤석 주연의 ‘거북이 달린다’, 김명민 주연의 ‘내 사랑 내 곁에’,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 펭귄’,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 등 알찬 내용의 극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블록버스터라 부를 만한 한국영화는 설경구 박중훈 주연의 ‘해운대’, 강동원 김윤석 주연의 ‘전우치’ 정도. 최수영 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각각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이들 영화의 흥행 성적이 향후 투자 여건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러시
먹구름 낀 한국 영화시장을 벗어난 스타 배우들의 할리우드 도전이 본격화된다. 아시아인 비율을 맞추는 양념 같은 배역에서 벗어나 비중 있는 조연 또는 주역을 꿰찬 한국 배우들의 영화가 줄줄이 베일을 벗는다.
정지훈(비)은 ‘스피드 레이서’로 인연을 맺은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한 ‘닌자 어쌔신’의 단독 주연이다. 미국 연예전문지 엔터테인먼트위클리는 “아시아의 저스틴 팀버레이크로 알려진 비의 액션 연기가 관전 포인트”라며 긍정적 분위기를 전했다. 이병헌은 8월 미국에서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액션영화 ‘지 아이 조’에 비중 있는 조연 ‘스톰 섀도’로 등장한다. 장동건 주연의 ‘런드리 워리어’도 1월 중 컴퓨터그래픽 후반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이런 영화들이 한국 영화산업에 직접적 이익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소가 되리라는 기대가 많다. 영화평론가 정지욱 씨는 “한국산 전자제품이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듯 할리우드 영화 속 한국 배우들은 한국영화 위상을 높이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 배급, 부가판권 시장 살릴까
한국 DVD 시장은 2008년 완전히 몰락했다. 지난해 11월 외국 배급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한국 직영 사업을 정리한 워너홈비디오 측은 “불법 인터넷 다운로드로 인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케이블과 위성TV 사업자도 개봉 흥행작만 사들이고 있어 영화 부가판권 시장에 활력소가 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국가표준 식별 표시를 붙여 저작권 보호를 돕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또 영화 파일을 불법 유통한 인터넷 업체를 대상으로 검찰의 기소가 늘면서 저작권 보호와 다운로드 시장 자정을 위한 움직임이 늘고 있다.
영화계는 인터넷TV(IPTV), 다운로드를 통한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 ‘다크 나이트’가 지난달 DVD 출시에 앞서 VOD 서비스를 개시하고 최근 ‘트랜스포터: 라스트 미션’ 수입사가 직접 온라인 배급 유통 시장에 참여한 것은 합법적 다운로드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