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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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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 “작품성으로 승부” 해외 오리지널팀 잇단 무대
서울연극제 30주년 - 유니버설발레단 25주년 특별무대
2009년 공연계는 불황에 정면으로 맞선다.
1000석 규모 대극장 무대에 올라갈 대작이 잇따라 대기하고 있다. 굵직한 페스티벌도 이어진다. 화려한 공연계가 경제 한파를 이겨내고 어떤 성과를 얻어낼지가 관심사다.
○ ‘빅 쇼’는 계속된다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29일∼2월 27일)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 오리지널 팀의 ‘버터플라이’(3월 21∼29일·세종문화회관),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 버전(8월 25일∼9월 21일·세종문화회관) 등 해외 공연팀의 뮤지컬이 이어진다. 여기에 ‘돈 주앙’(2월 6일∼3월 8일·성남아트센터), ‘드림걸즈’(2월 27일∼7월 6일·샤롯데씨어터), ‘맘마미아’(7월·국립극장), ‘노트르담 드 파리’(8월·국립극장), ‘오페라의 유령’(9월∼2010년 상반기·샤롯데씨어터) 등 라이선스 버전 뮤지컬도 잇달아 오른다.
공연계에서는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연말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유료관객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면서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도 생겼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씨는 “빅 쇼는 계속되지만 뮤지컬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작품의 옥석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과거와 영웅
올해 공연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과거와의 만남’이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다룬 뮤지컬 ‘영웅’(10∼12월·LG아트센터), 연출가 이윤택 씨가 이순신 장군의 삶을 조명한 ‘이순신’(4월 17일∼5월 3일·충무아트홀), 병자호란 당시 인조와 조선 조정이 피신한 남한산성에서의 사건들을 다룬 뮤지컬 ‘남한산성’(10월 14∼31일·성남아트센터) 등 역사를 배경으로 삼은 창작 뮤지컬이 이어진다.
‘영웅’의 제작사인 에이콤 윤호진 대표는 “최근 경제위기와 어지러운 시국이 이어지면서 과거 난국을 타개한 영웅의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성, 추진력이 관객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계는 과거의 명작들을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극단 미추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5월 20일∼6월 6일·예술의전당 토월극장)를, 국립극단이 고대 그리스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새’(4월 3∼10일·국립극장)를 무대에 올린다.
○ 스타는 연극으로 온다
스타 마케팅이 유효했던 ‘연극열전2’의 성공과 함께 스타들의 연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에는 탤런트와 영화배우, 뮤지컬 배우들의 연극행 러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탤런트 강부자가 1월 ‘친정엄마와 2박3일’, 영화배우 유오성 송선미가 ‘돌아서서 떠나라’에 출연한다. 탤런트 정보석, 가수 데니 안이 출연하는 ‘클로저’는 2월까지, 탤런트 최정윤이 무대에 오르는 연극 ‘마이 퍼스트 타임’은 3월까지 계속된다. 뮤지컬배우로 유명한 조정석 양준모도 4월까지 공연되는 ‘아일랜드’에 출연한다. 연극열전에서 보여준 스타들의 티켓 파워가 계속될지도 관심거리다.
○ 공연장 개관과 축제
올해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 중대형 규모의 연극과 뮤지컬 공연장이 개관된다.
대학로에는 연극 전용 공연장인 아르코시티극장과 ‘대학로 뮤지컬 전용극장’이 문을 열고, 명동에는 1960, 70년대 한국 연극을 이끈 옛 국립극장이 명동예술극장으로 복원된다.
연극계의 대표적인 페스티벌인 서울연극제는 올해 30주년을 맞는다. 4월 15일부터 5월 24일까지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흉가에 볕들어라’ 등 9편의 베스트 작품을 재공연한다.
창단 25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도 ‘돈키호테’(2월 26일∼3월 1일·유니버설아트센터), ‘라 바야데르’(4월 17∼26일·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오네긴’(9월 11∼20일·LG아트센터), ‘춘향’(10월 17∼19일·고양어울림누리극장) 등의 전막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클래식
키신-마이스키 등
설레는 거장들의 무대
올해는 하이든 서거 200주기·헨델 서거 250주기,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이다. 2009년, 대가의 음악세계를 재발견할 수 있는 무대가 많다.
첫 내한공연을 갖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3월 6일·성남아트센터)는 ‘원전음악의 전설’ 톤 쿠프만의 지휘로 하이든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김진 양고운(바이올린), 박수현(피아노), 오주희(쳄발로) 등 국내 연주자가 모여 대가를 기리는 금호아트홀의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도 있다. 3월 한 달간 총 4회로 기획된 이 시리즈에서 ‘하이든과 현악 4중주’ ‘헨델과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에스토니아 합창단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3월 1일·LG아트센터)는 멘델스존의 종교합창곡을 부른다.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도 2월 ‘11시 콘서트’를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멘델스존의 곡을 들려준다.
‘고환율 한파’ 속에서도 해외 연주자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2006년 4월 한국 공연에서 30번의 커튼콜과 10곡의 앙코르라는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4월 2일·예술의 전당)이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티켓 오픈은 8일.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조곡, 쇼팽의 연습곡 등을 선보인다.
바흐 해석의 최고봉 헬무트 릴링이 지휘하는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 오케스트라(11월 26일·대전 문화 예술의 전당)가 내한하며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3월 13, 14일·세종문화회관)부터 보리스 베레조프스키(5월 1일·예술의 전당)의 피아노독주회,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독주회(11월 20일·예술의 전당)가 이어진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가요
보아-비 등 본격 美 공략
다양한 장르 음악 주목받을 듯
2009년 가요계는 인기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싱글 ‘잇 유 업’을 발표하며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보아는 3월경 현지에서 정규 1집을 출시한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닌자 어쌔신’의 미국 개봉을 앞둔 비도 가수로서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재개하고 세븐도 올해 초 미국에서 첫 싱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이돌 그룹의 일본 활동도 눈에 띈다.
지난해 한국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NHK 홍백전에 출연했던 동방신기는 올해도 현지에서 미니 앨범을 낸다. 지난해 국내에서 ‘하루하루’ ‘붉은 노을’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빅뱅 역시 올해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는 중독성 있는 댄스음악으로 무장한 아이돌 그룹이 강세였다면 올해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디음악 밴드로는 드물게 1만여 장의 앨범 판매를 기록한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해 페퍼톤스, 언니네이발관, 요조, 타루 등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린 인디 음악의 활동이 왕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음악평론가인 박준흠 가슴네트워크 대표는 “경기불황기에는 대중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냉정해져서 좋은 음악만 살아남는 경향이 크다”면서 “올해는 주류와 인디 상관없이 상업성만 강조한 음악들이 한계를 보이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음악이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