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훈 “야비하고 야심찬 무사 복합성격 재밌잖아요?”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0분


3일 시작한 KBS2 드라마 ‘천추태후’에서 김치양 역을 맡은 배우 김석훈. 사진 제공 KBS
3일 시작한 KBS2 드라마 ‘천추태후’에서 김치양 역을 맡은 배우 김석훈. 사진 제공 KBS
KBS2 ‘천추태후’ 김치양역 김석훈

“캐릭터가 두껍다고 할까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에요. 악역은 아니지만 야심가에다 사랑하는 사람을 이용하는 역할이라 야비한 측면도 있고요.”(김석훈·36)

3일 첫 방영된 KBS2 대하사극 ‘천추태후’(토 일요일 오후 10시 15분)에서 신라 왕족의 후손으로 신라의 부활을 꿈꾸며 고려 왕족 천추태후(채시라)에게 접근해 사랑에 빠지는 무사 김치양 역을 맡은 배우 김석훈은 5일 전화 인터뷰에서 극중 배역을 이렇게 소개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 매력적이에요. 옛 신라계 사람들과 있을 때는 냉혈한의 면모를 보이지만 고려 왕가나 신료들에게는 겉으로 웃으며 친근하게 다가가죠. 성격이 단순한 배역은 재미가 조금 없잖아요?”

천추태후의 주인공은 단연 채시라. 김석훈은 “김치양의 복합적인 캐릭터에 이끌려 배역을 맡게 됐다”고 했지만 이 역은 극중 다른 남자 배역 강조(최재성) 강감찬(이덕화)과 비중이 엇비슷하다. 예정된 80회 중 65회 정도에는 김치양이 죽게 돼 이후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SBS 드라마 ‘홍길동’(1998년)에서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이후 드라마에서 단독 남자 주인공을 연기했던 그로서는 서운할 법하다.

“한동안 연기 외에 상대 여배우는 누구, 출연료는 얼마, 이런 것에 신경이 쓰였어요. 중요한 것이 아닌데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연기가 좋아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인데…. 데뷔 10년쯤 되니까 ‘내가 주연하려고 연기 시작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원톱이라도 인물에 매력이 없었으면 김치양 역을 맡지 않았을 거예요.”

김석훈은 사극으로 데뷔했지만 촬영이 고되고 장기간 이루어지는 TV 대하사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액션 연기, 긴 연기 호흡, 체력 안배 등이 힘들겠지만 사극만이 주는 매력이 있잖아요. 트렌디 드라마는 좀 ‘뻔’해서…. 저도 얼마 전까지도 출연했지만 연기자로서 매력을 크게 못 느끼겠더라고요.”

말투가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그는 평소에도 이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좀 ‘비즈니스 마인드’도 갖추고 표현도 잘 돌려서 할 필요가 있는데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바로 표현하는 편이에요. ‘좋으면 좋다’는 상관없지만 ‘싫으면 싫다’에서 사람들의 거부반응도 있고 문제가 생기더라고요.(웃음) 극 중 김치양이 저처럼 행동하면 당장 목이 달아날 걸요.”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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