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패배는 지금도 말하고 있다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패배는 지금도 말하고 있다/솔 데이비드 지음·박영록 옮김/488쪽·1만8000원·양서각

러시아 스탈린그라드를 공격하던 독일군은 1943년 2월 항복을 선언한다. 이 전투에서 독일군은 11만 명이 전사했고 4만9100명은 포로가 됐다. 생존해 귀환한 군인은 5000명뿐.

현역 육군 대령(육사 33기)이 번역한 이 책은 참담한 패전의 역사를 다각도로 서술해 실패의 교훈을 안겨다주는 책이다.

히틀러는 경쟁자인 스탈린의 이름을 딴 도시를 함락시켜야 한다는 집착에 빠져 독일군에 치명적 패배를 가져다주었다.

최정예인 영국 공군 특수기동대는 1991년 1월 걸프전에 참전해 이라크 내부에 침투했다. 사막이라는 이유로 추운 날씨를 고려하지 않은 보급품과 부족한 탄약을 들고 간 대원들은 숨지거나 포로가 됐다.

원저자인 영국 전쟁사학자 솔 데이비드는 맥아더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정치적 야욕과 군사력을 과소평가하는 바람에 6·25전쟁은 2년 길어졌고 한국군 45만 명과 미군 3만3000명의 희생을 냈다고 분석했다.

치명적 패배를 불러온 동서고금 30개의 전투 과정은 객관적 시선으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묘사돼 읽은 이의 긴장감이 더한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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