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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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袂(몌)는 소매이다. 의(의)의 원래 형태인 衣(의)는 두 사람을 덮은 모양이다. 옷을 두루 가리키지만 좁게는 상의를 가리킨다. 하의인 裳(상)과 합해 衣裳(의상)이 된다. 張袂(장몌)는 소매를 펼친다는 뜻이다. 陰(음)은 어두움 또는 그늘이다. 여기서의 成陰(성음)은 그늘을 이뤄 어두워진다는 의미이다. 張袂成陰(장몌성음)은 사람이 많음을 비유한다.
揮(휘)는 휘두르다, 뿌리다, 指揮(지휘)하다의 뜻이 있다. 揮袂(휘몌)는 소매를 휘둘러 떨쳐 일어나거나 이별하는 것을 가리킨다. 揮毫(휘호)는 붓을 놀려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汗(한)은 땀이다. 揮汗成雨(휘한성우)는 땀을 뿌리면 비가 된다는 말로 사람이 많음을 비유한다.
齊(제)나라에서 楚(초)나라로 사신이 되어 갔던 晏子(안자)는 임기응변의 말솜씨로 유명하다. 안자는 키가 작았다. 초나라에서는 의도적으로 대문 옆에 작은 문을 내어 그리로 안내했다. 안자가 말했다. “개의 나라에 사신으로 가면 개의 문으로 들어갑니다. 지금 저는 초나라에 사신으로 왔으니 이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부당합니다.” 결국 대문으로 들어간 안자에게 초나라 왕이 물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위의 구절은 이에 대한 대답으로 당당함이 넘친다.
사신의 언행 하나하나는 본국의 위상과 직결되며 국가 간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그래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전면적인 능력과 함께 멋진 말솜씨도 갖춰야 한다. ‘晏子春秋(안자춘추)’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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