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겨울방학에 전시회 보러갈까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도자처럼 희고 풍만한 몸매를 가진 금발의 여자와 갈색 피부에 탄탄한 근육질을 과시하는 남자. 둘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서로를 빨아들일 듯 입맞춤에 몰입해 있다. 18세기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부셰의 ‘헤라클레스와 옴팔레’는 웬만한 할리우드 영화의 러브신을 뺨칠 정도로 에로틱한 매력을 뿜어낸다. 육체적 감각과 욕망을 찬양한 이 작품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양미술거장전: 렘브란트를 만나다’에서 볼 수 있다. 》

○ 서울 한가람미술관: 렘브란트 등 17,18세기 화가 50인 작품

이 같은 서양미술의 걸작을 소개하는 블록버스터 전시들이 겨울방학을 앞두고 줄을 잇고 있다. 17세기 거장부터 오늘날 주목받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이는 만큼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다.

17, 18세기 회화를 선보이는 ‘서양미술거장전’의 경우 러시아 국립푸시킨미술관에서 골라온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당시는 예술작품을 생산하는 장인으로 취급받던 화가들이 대중의 존경과 귀족의 지원을 받는 문화 권력이자 ‘거장’으로 대접받기 시작했던 시대.

전시는 ‘빛의 화가’로 알려진 렘브란트의 유화 1점, 에칭 26점을 포함해 루벤스, 반다이크, 브뤼헐, 푸생, 부셰 등 이탈리아, 프랑스, 플랑드르 등 화가 50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주요작품은 렘브란트의 ‘나이든 여인의 초상’, 브뤼헐의 ‘겨울: 스케이트 타기’, 반다이크의 ‘도비니 부인과 포틀랜드 백작부인’ 등. 내년 2월 26일까지 서울 한가람미술관 3층. 일반 1만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02-2113-3400

○ 서울시립미술관: 佛 국립퐁피두센터 소장 20세기 작가 소개

서울시립미술관의 ‘화가들의 천국-아카르디아(낙원)’에선 프랑스 국립퐁피두센터의 소장품을 볼 수 있다. 20세기 현대 예술가들이 ‘아르카디아’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황금시대, 낙원, 암흑 등 10가지 소주제로 짜임새 있게 소개한 전시다. 20세기 대표작가와 현재 활동 중인 화가까지 39명의 작품 79점을 통해 이상향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주목할 작품은 가로 길이 6m가 넘는 호안 미로의 대작 ‘어둠 속의 사람과 새’를 비롯해 피카소의 ‘누워있는 여인’, 마티스의 ‘붉은색 실내’, 레제의 ‘여가-루이 다비드에게 표하는 경의’, 조르조 데 키리코의 ‘오후의 우울’, 샤갈의 ‘무지개’ 등. 다른 전시와 달리 회화뿐 아니라 조각, 설치, 비디오 등까지 작품이 다양하다. 주세페 페노네의 설치작업 ‘그늘을 들이마시다’는 나뭇잎으로 사방 벽을 채운 작품으로 전시장에 들어서면 은은한 월계수 향이 코끝에 스친다.

내년 3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2, 3층. 일반 1만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02-325-1077

○ 서울 세종문화회관: 루벤스와 플랑드르 작가 작품 전시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은 광주시립미술관을 거쳐 서울에 오는 전시다.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유화 19점과 더불어 그의 제자와 플랑드르 작가의 작품 등 75점을 전시한다. 10일∼내년 3월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일반 1만2000원, 초중고교생 9000원. 유아 7000원. 1544-459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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