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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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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상▽ 최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학예실장
“근현대 미술사 정리 꾸준한 노력의 결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보내주신, 더 열심히 하라는 꾸짖음이자 선물이라 여기겠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학인의 태도를 굽히지 않을 수 있는 힘의 샘터는 성호 이익(星湖 李瀷) 선생의 가르침 덕분이었습니다.”
저작상을 받은 최열(52)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학예실장은 수상의 공을 선친과 옛 성현에게 넘겼다. 그는 “힘겨웠던 30대에 근대 미술가 정관 김복진(井觀 金復鎭)의 생애를 마주하며 인생이 바뀌었다”면서 “웃어른들의 정신을 받들어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두름 없이 이뤄보고자 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20세기 한국 근·현대 미술을 정리한 저술에 헌신해왔다. 특히 2006년 열화당에서 나온 ‘한국현대미술의 역사: 한국미술사 사전 1945∼1961’은 방대한 문헌자료에 근거해 한국미술사를 연대기별로 정리한 수작으로 꼽힌다.
▽출판인쇄상▽ 김직승
출판사 책세상 대표
“인문학적 가치 존중 출판정신 지켜갈 것”
“출판사 책세상은 이제 막 스물을 넘긴 청년입니다. 채워나갈 게 많은 미완의 청춘이지만 유년기 청소년기에 쌓은 출판 정신과 방향을 잘 지켜나가겠습니다.”
출판인쇄상을 받은 출판사 책세상의 김직승(66) 대표는 차분하면서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라 안팎의 난맥으로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즈음에 이번 상은 크나큰 격려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책세상은 1986년 단행본 출판에 뛰어든 뒤 문학 인문 사회과학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860여 종의 도서를 발간했다. 문고판 시리즈 ‘책세상문고’는 척박한 인문교양서 시장을 개척한 대형 기획시리즈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출판의 바탕은 인간 근본과 인문학 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책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면서 “당대의 독자들과 이슈를 함께 호흡하는 열정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독서진흥상▽ 조의래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대표
“주입식 교육 벗어나 책이 학생 등불되게”
독서진흥상을 받은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은 서울 인천 지역 학교도서관 담당교사들이 만든 단체로 올해 출범 8년을 맞았다.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자율적인 연구 및 연수를 통해 학교도서관을 바탕으로 한 학생들의 독서 문화 발전에 기여해 왔다.
대표를 맡고 있는 조의래(40) 경남 김해시 수남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맑은 영혼을 살찌우고 삶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공간으로 도서관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모임은 중국 옌볜 도서관과의 교류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조 교사는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 단체에 주는 상이 아니라 학교도서관 담당교사와 사서 교사, 도서관 도우미, 도서부 학생 모두가 함께 받는 상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특별상▽ 이이화
동학농민혁명재단 이사장
“역사 재미있게 전달 초심을 잃지 않겠다”
“책과 더불어 살다 보니 일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도 많고 의지와 열정도 모자랍니다. 하지만 내 생애 남은 시간을 아껴 독자들에게 양서를 줄 수 있도록 게으름 피우지 않겠습니다.”
총 22권에 이르는 ‘한국사 이야기’(한길사) 등으로 특별상을 받은 이이화(71) 동학농민혁명재단 이사장은 “역사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듣지만 더욱 좋은 저술에 몰두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평생 한국사 연구에 매진해온 이 이사장은 저술활동과 더불어 역사문제연구소장, 홍역사상연구소장, 고구려역사문화재단 상임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옛것을 좋아하는 버릇을 지닌 호고벽가(好古癖家)로 평생을 살아왔다”며 “우리 역사를 대중과 청소년들에게 쉽고 재미있고 의미 있게 전달하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