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가정, 교회가 보듬어줘야”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교회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줄어들었고 우울한 표정으로 홀로 산에 오르는 노인이 많습니다.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잡는 것은 사회가 져야 할 짐입니다. 가정과 학교, 교회, 정부가 함께 책임을 나눠야 합니다.”

최근 천주교 수원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된 이용훈(57·사진) 주교는 “가정이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 천주교 수원교구 부교구장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는 신자가 70만 명으로 서울대교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 주교는 지난해부터 교구 차원에서 ‘성(聖) 가정’ 운동을 실행하면서 10∼15가정을 소규모 단위로 묶어 신자들끼리 함께 기도하거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원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낸 그는 ‘순례의 길목에 서서’ 등에 이어 최근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를 출간하는 등 ‘공부하는 주교’로 알려져 있다. 바로 그 반쪽은 사회다.

“교회와 교회 밖 사회의 신앙생활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신자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흔히 신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개인적인 기도만 떠올립니다. 교회 안에서의 기도뿐 아니라 그 믿음을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월에 열린 수원교구 사제 서품식에는 31명이 사제품을 받아 교구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세상이 달라진 만큼 사제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자처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사제들은 이제 기도의 스승이 되면서 평신도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지혜와 힘을 빌려야 합니다.”

이 주교는 “사제가 줄어가는 현실에서 많은 사제가 배출된 것은 축복”이라며 “총장 시절 면담을 했던 제자들이 이제 같은 배를 타게 된 것을 보면서 큰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수원=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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