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방한 환영-반대 ‘또 갈라진 도심’

  • 입력 2008년 8월 6일 02시 59분


서울시청앞선 구국기도회… 청계광장-종로일대선 반대 시위

한쪽에선 환영 애드벌룬 띄우고, 다른 한쪽에선 방한 반대 구호 외치며 도로 점거하고 ‘게릴라 거리 시위’ 벌이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선 환영 행사와 반대 시위가 잇따랐다.

반대 시위대는 종로 등에서 도로를 막고 경찰의 저지를 피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늦은 밤까지 거리 시위를 계속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22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부시 OUT, 명박 OUT’을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오후 7시 50분경부터 청계천을 따라 종로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이 막아섰다. 경찰은 오후 8시 첫 진압작전을 시작해 도로를 점거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붉은 형광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쐈다.

경찰은 오후 9시경 시위대를 인도 쪽으로 밀어냈다. 그 후 시위대는 종로를 따라 동대문 쪽으로 물러나다가 일부가 퇴계로를 거쳐 명동성당 쪽으로 흩어지면서 시위를 계속해 도심 교통을 마비시켰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고 시위전담 경찰 기동대와 전·의경을 투입해 시위대 선두에서 깃발을 든 시위 주도자 등을 현장에서 연행했고 시위대는 폭죽을 쏘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8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반면 청계광장에서 320m 떨어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부시 대통령 환영 행사가 벌어졌다.

이날 서울광장은 형형색색의 애드벌룬으로 장식됐다. ‘한미동맹 강화’ ‘Welcome President Bush(부시 대통령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와 성조기, 태극기가 하늘을 떠다녔다.

기독교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오후 4시부터 2만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오후 6시부터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으로 구성된 ‘부시 방한 환영 애국시민연대’가 환영행사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50분경 부시 대통령 환영 집회를 마친 후 자진해산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부시 대통령의 전용기가 도착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주변에서도 일어났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진보단체 회원 12명이 오후 6시경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서울공항 앞에서 방한 규탄 집회를 강행하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같은 시간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회원 1800여 명은 서울공항 주변 길가에 길게 늘어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해요” “웰컴” 등을 외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6일 밤 시위현장에서 의경을 폭행한 혐의로 이모(28) 씨와 김모(28)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보신각 주변에서 서모 의경을 시위대 속으로 끌고 들어가 상의를 벗기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동아닷컴 객원기자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정주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취재 : 임광희,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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