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51>怒則思理, 危不忘義

  • 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7분


怒(노)는 憤怒(분노)처럼 화내다 또는 노여움의 뜻이다. 발음요소인 奴(노)는 노예의 뜻인데, 여자 노예를 손으로 약탈하는 것이라는 설과, 손으로 일을 시키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 오른쪽 부분 又(우)는 손을 가리킨다. 怒室色市(노실색시)는 집안에서의 노여움을 저자에서 드러낸다, 즉 다른 사람이나 지역에 화풀이하는 것을 비유한다. 怒는 기세가 힘차다는 뜻과 힘차게 내닫게 하다의 뜻도 있다. 怒馬(노마)는 기세가 등등한 말도 되고 힘차게 말을 내닫게 하다의 뜻도 된다.

則(즉)은 앞의 말에 따른 결과를 표시한다. 法則(법칙)의 뜻이면 ‘칙’으로 읽는다. 思(사)는 정수리를 뜻하는 신(신)과 心(심)을 합한 것의 변형이다. 머리와 마음에서 생각이 이루어진다고 여긴 것이다. 思考(사고)하다, 思慕(사모)처럼 그리워하다, 愁思(수사)처럼 생각이나 심정의 뜻이 있다.

理(리)는 옥을 다듬다의 본뜻에서 다스리다 또는 바루다의 뜻,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로서의 道理(도리)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理의 왼쪽은 玉(옥)이 부수로 쓰이면서 점이 생략된 모양이다. 부수인 경우에 겉모양만 보고 王(왕)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危(위)는 위로부터 사람과 절벽과 다리뼈의 모습을 합했다. 사람이 절벽에 서있음을 나타냈으며, 높다 또는 위험하다는 뜻이다. 忘(망)은 잊다의 뜻이다. 義(의)는 옳음 또는 正義(정의)이다.

화가 나면 감정에 치우쳐 이성의 작동이 제한될 수 있다.

위태로우면 당장의 위험 모면에 급급해 옳고 그름에 무디어질 수 있다. 그래서 화가 나면 더욱 합당한 도리인가를 생각하고, 위태로우면 더욱 정의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군자이다. 漢(한) 劉向(유향)의 ‘說苑(설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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