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웃으면서 얻어내라…‘협상천재’ 外

  • 입력 2008년 6월 28일 02시 58분


◇협상천재/디팩 맬호트라, 맥스 베이저먼 지음·안진환 옮김/438쪽·1만5000원·웅진지식하우스

◇트럼프처럼 협상하라/조지 로스 지음·김미정 옮김/384쪽·1만8000원·에버리치홀딩스

“우연히 해군과 해병대 병사가 함께 화장실에 갔어. 소변을 본 뒤 해병대가 그냥 나가니까 해군이 한마디 하지. ‘해군에선 손을 씻으라고 가르치지.’ 해병대가 돌아서서 말하지. ‘우리는 손에 묻히지 말라고 가르쳐.’”(영화 ‘네고시에이터’ 중에서)

협상은 어렵다. 어떤 시각으로 무얼 얻으려 하는지. ‘아’와 ‘어’는 멀기만 하다. 현대 정치경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건너편 테이블에 앉는 순간, 이미 협상은 ‘전쟁’이 된다.

‘협상천재(Negotiation Genius·2007년)’는 협상의 달인으로 가고픈 이들을 위한 지침서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는 두 저자의 전공도 ‘협상학’. 좋은 협상력은 교섭을 원하는 곳으로 이끌고 상대방 마음도 얻을 수 있노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협상에서 중요한 건 영화 ‘네고시에이터’에서처럼 상대 시선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 19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중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선거본부장은 난감한 위기를 맞는다. 선거팸플릿 300만 부에 저작권자 허락도 안 받은 사진을 실은 것. 시세대로라면 300만 달러 이상을 물어줄 판이었다.

선거본부장은 저작권자에게 뜻밖의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을 전국에 알릴 수 있도록 당신 사진을 팸플릿에 실어주면 얼마나 낼 용의가 있는가?” 답은 “기회를 줘서 고맙다. 250달러 내겠다”였다. 300만 달러짜리 손해를 250달러 이익으로 뒤집은 셈이다.

‘협상천재’가 다양한 사례를 모았다면, ‘트럼프처럼 협상하라(Trump-style Negotiation·2006년)’는 그 초점을 온전히 부동산 황제 도널드 트럼프에게 맞췄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부사장인 저자는 오랜 기간 가까운 거리에서 트럼프를 도운 인물. 추천사에서 트럼프는 “조지에게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얻어낸 협상 지혜가 담긴 책”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협상의 핵심은 ‘압박’과 ‘윈윈(win-win)’이다. 융통성을 갖고 모든 상황을 고려하되 원칙을 버려선 안 된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되 상대방도 충분히 얻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협상 속도를 조절할 줄 알고, 사전에 치밀하게 정보를 모아야 한다.

책 몇 권 읽는다고 단숨에 대가(大家)가 되긴 어렵다. 하지만 두 책 모두 “상대를 존중하고 공생하려는 마음”을 협상의 가장 중요한 전제로 꼽는 대목은 곱씹을 만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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