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의 fan心] 우~연극열전…와! 연극열전

  • 입력 2008년 6월 27일 08시 15분


조재현, 추상미, 한채영, 고수, 홍경인, 유지태…

이들의 이름을 보고 ‘아∼연극열전!’이라고 떠오른 사람이라면 문화면에 관심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연극열전 2’의 배우로 작품에 출연했고 출연 중이며 출연 예정이다.

‘연극열전’은 내가 무척 좋아하던 연극 프로그램이었다. 좋은 공연들을 1년 간 시리즈로 묶어 하는 ‘연극열전’은 선물과도 같았다.

‘연애인(연극열전을 사랑하는 사람)’에도 가입하고 하나라도 놓칠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곤 했다. 그리고 올해도 ‘연극열전’이 시작한다고 하니 예전의 두근거림이 다시 되살아났다. 하지만 결과는 텔레비전에서 보던 사람들이 무대로 쏟아져 나온 것이었다.

지금 대학로에서 ‘연극열전’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좌석점유율이 높다. 이 공연을 통해 연극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많다. 연극 보는 것은 돈 아깝다고 영화나 한 편 보자던 주위 친구들이 “고수 나오는 연극이래. 우리 그거 보러가자!”라고 문자를 보내는 것 보면 이들로 인해 ‘연극열전’의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왠지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얼마 전 우연히 한 극단 쫑파티 자리에 참석했다. 1주일간 소극장 공연이 끝나고 스트라이크(무대 철거 작업) 후 ‘연극열전’ 이야기가 나왔다.

앉아 있던 한 배우가 이번 ‘연극열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사람 좋게 생긴 연출이 “그래도 관객을 모으는 순기능이 있잖아. 요즘 가장 잘되는 연극이잖아”라고 말하며 대화를 마무리 했다. 그들의 씁쓸한 웃음을 바라보며 그것이 내가 ‘연극열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선을 넘어 선 듯한 느낌, 적은 돈으로 연극계를 이어가는 배우들의 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도 나는 이번 ‘연극열전’을 본다. 투덜거려도 어느새 표를 들고 서 있다. 저들 배우들 중에는 멋진 연기로 날 감동시킨 사람도 있으니까. 그리고 ‘연극열전’으로 연극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연극의 매력에 빠져 지금 대학로 어디선가 다른 공연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그래, 우리 긍정의 힘을 믿자!

정 영 진

뮤지컬, 연극이 좋아 방송국도 그만두고

하기 싫다던 공부에 올인하는 연극학도

공연이라면 먼 거리라도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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