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아시아 무대는 처음… 현대 작곡가 선보일 것”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연합뉴스
■ 내한 런던필 지휘자 유롭스키

“노래는 시키지 말아주세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36·사진) 씨는 10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뛰어난 음악인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유롭스키 씨는 11∼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의 협연으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는 세계 지휘자들의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요즘 어디를 가나 이 분에 대한 이야기가 들린다”며 “이런 유명 마에스트로와 작업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음악을 시작한 유롭스키 씨는 18세에 독일로 이주해 드레스덴과 베를린에서 공부를 계속했고 23세가 되던 1995년 영국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극장에서 ‘나부코’로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국경을 넘나든 독특한 이력에 대해 “다른 것을 흡수해도 모양은 변하지 않는 스펀지로 비유하고 싶다”며 “독일 영국의 환경과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내 안에 깊이 잠재된 러시아 음악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지휘자들의 세대교체 현상에 대해 “젊다 못해 ‘어린’ 음악가들이 등장한다”며 “예전의 훌륭한 음악가들이 천천히 명성을 쌓아간 반면 요즘은 미디어의 발달로 조금만 재능을 보여주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윗단계로 던져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아시아 공연이 처음인 그는 “생애 처음으로 우랄 산맥을 넘어와 지휘를 하게 돼 설렌다”며 “윌리엄 월턴,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등 현대 영국과 러시아 작곡가의 곡들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02-318-4302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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