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프랑스 어린이는 나라 법도 만든다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2분


◇민주시민을 키우는 어린이 정치/김은경 지음/144쪽·8500원·리젬(초등5학년 이상)

프랑스 전국의 지역구에서 뽑힌 577명의 의회 의원이 매년 5, 6월 중 토요일 하루에 하원 회의장인 부르봉 궁에 모여 회의를 연다. 회의는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로 나뉜다. 상임위원회에서는 의원들이 제출한 법률안 10개를 심의하고 토론한 뒤 우수 법안 3개를 선정해 본회의에 상정한다. 본회의에서 의원들은 의장과 교육장관에게 질의한 뒤 상정된 3개 법률안 중 그해 최우수 법안을 뽑는다.

어른들의 의회 얘기가 아니다. 1994년부터 열리고 있는 프랑스 어린이 의회 얘기다. 이 책은 미래의 민주 시민을 기르기 위해 어린이들이 실제로 법안을 발의하는 프랑스 어린이 의회의 모든 것을 담았다. 어린이들이 의원으로 선출되는 과정부터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 참석해 법안을 발의하는 모습, 폐회까지의 체험 과정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프랑스 어린이 의회의 진면모는 본회의 이후부터다. 본회의에서 선정된 법률안은 현역 의회가 넘겨받아 실제 법률로 만들지를 검토하게 된다. 단순한 모의 의회나 참관 수준을 벗어난 셈이다. 1994년 이후 ‘고아의 권리와 가족위원회에 관한 법률’ ‘어린이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나라에서 어린이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학용품을 프랑스 지자체와 학교가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 ‘학대받는 어린이 보호 증진을 위한 법률’ ‘형제 자매애와 관련된 법률’ 등 4건의 법률이 프랑스공화국 법이 됐다. 프랑스 의회는 현재 어린이 의회에서 넘어온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친환경 종이봉지만 사용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심의 중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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