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協 회장선거 3파전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국내 출판계의 지형도를 좌우할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과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선거가 14, 19일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협과 출판조합은 국내 출판계의 핵심 단체. 출협이 출판 정책 및 문화의 중심축이라면, 출판조합은 산업적 색채가 강하다. 두 선거 모두 전통적으로 단행본 출판계, 교과서 및 참고서 출판계, 전문서적 출판계 간의 세력 다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주목을 받는 것은 19일 열리는 제46대 출협 회장(임기 3년) 선거. 873개 출판사가 소속된 출협은 국내의 대표적인 출판 단체로, 출판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3명. 그 한 축은 현 회장을 맡고 있는 박맹호(74) 민음사 회장. 출판계 대표 원로로, 임기 동안 무리 없이 협회를 꾸려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5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출판협회(IPA) 총회를 위해서도 연임이 필요하다는 ‘안정론’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고령인 데다 그간 대형 출판사 중심으로 출협을 이끌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이 단행본 출판사 수장 격이라면 백석기(72) 공옥출판사 대표는 교과서 전문 출판사들을 대표하는 후보. 제43대 출협 부회장을 지낸 백 대표는 출판유통구조 혁신과 출판지원 대책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박 회장처럼 고령인 데다 공약 사항이 구체적이지 않고 지지 기반이 교과서 출판사 일색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김종수(52) 한울출판사 대표는 두 후보에 비해 상당히 젊다. 지난 6년간 출판조합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경력을 쌓았다. 김 대표는 “군소 출판사들을 돌보는 출협으로 거듭나겠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전임 이사장에 대한 무고죄로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앞서 14일 열리는 출판조합 이사장(임기 4년) 선거는 더욱 치열하다. 유통과 자금 대출 기능을 갖고 있어 이사장의 결정권이 만만치 않다. 후보는 전문서 중심인 오성출판사의 김중영 대표와 대학교재 중심인 민영사의 김정식 대표. 전문서 출판사와 대학교재 출판사 간의 경합이 치열한 데다 출협 회장 선거에서 맞붙은 출판조합의 김 이사장과 출협의 박 회장의 지지도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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