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잠자던 詩, 날개 펴다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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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충남대 김봉주 명예교수, 신인문학상 받아

전문가 “그때 시 계속 썼더라면 대시인 됐을 것”

대학 명예교수가 50여 년 전 대학시절에 쓴 시를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시집으로 펴내 문학상을 받았다.

충남대 영문학과 김봉주(75) 명예교수는 올해 8월 펴낸 시집 ‘하늘에 쓴 연서(戀書)’로 최근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 시집은 또 한국현대시문학연구소와 독서신문사가 신시(新詩) 100년 기념으로 제정한 한국현대시문학상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시집에 실린 시 70수는 모두 김 교수가 충남대 영문과에서 공부하던 1952∼1955년 에 쓴 것이다. 50년 전의 시가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것.

김 교수의 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산문시들과는 달리 최남선, 김소월, 이상화 등으로 이어진 한국 전통 서정시의 간결함과 아름다움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평론가인 홍윤기 박사는 “미학적 순수 서정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며 “대학 시절 이후에도 시를 계속 썼더라면 대시인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 교수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연구업적 등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학창시절 습작 삼아 쓴 시를 묶었는데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전고, 충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63년부터 충남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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